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방송에서 남북경제 협력 관련 이면합의서를 언급한 데 대해 "면책특권이 없는 방송에서 발언한 만큼 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주호영의 딜레마'란 제목의 글을 올리며 "만약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법적 조치를 하면 검찰 수사를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주 원내대표와 박 후보자는 이면합의서에 대한 진실 공방을 벌였다. 주 원내대표는 청문회에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30억달러 규모의 대북지원을 이면합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4ㆍ8 남북 경제협력 합의서'를 공개했다. 문서에는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이었던 박 후보자 서명도 담겨 있다. 박 후보자는 이에 대해 "위조된 문서"라며 이면합의서를 부인했다.
주 원내대표는 청문회 이튿날인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관련 내용을 또 한 번 언급했다. 정 의원이 문제 삼은 건 라디오 발언으로, 인사청문회 발언은 면책특권 대상이 되지만, 방송에서 언급한 건 면책특권을 받을 수 없다고 한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직 고위 공무원 출신이 제 사무실에 (이면합의서 사본을) 갖고 와서 청문회 대 문제 삼아달라고 했다"며 해당 문서의 입수 경로를 밝혔다. 그러면서 "(박 후보자가) 처음에는 기억이 없다고 하다가 다음에는 사인하지 않았다고 하고, 오후에는 위조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주 원내대표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를 하는 것과 검찰수사를 통해 진위를 밝히는 것"이라며 "박 후보자는 주 원내대표의 언론 인터뷰 내용에 대해 위법성을 검토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했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앞서 이날 주 원내대표 인터뷰가 방송된 뒤 입장문을 내고 "사본을 제보했다는 전직 고위공무원의 실명을 밝혀라"며 "합의서는 허위 날조된 것으로 주 원내대표에 대해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박 후보자의 입장문을 보도한 기사도 함께 올렸다.
한편 국회 정보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이에 항의하며 회의에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