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정수장 전수조사…3곳 여과지서 유충 발견

입력
2020.07.28 14:27
환경부, 435곳 조사 "정수지, 배수지서는 발견 안돼"
유충 발견 3곳은 여과지에서… 수돗물에서는 안나와

일부 가정집 수도꼭지에서 유충이 발견돼 홍역을 치른 정부가 전국 일반정수장을 전수조사한 결과 3곳의 여과지에서 유충이 발견됐다. 다만 가정에 공급되기 직전에 거치는 배수지와 수돗물을 먹는 가정(수용가)에서는 유충이 나오지 않았다.

환경부는 지난17일부터 26일까지 전국 일반정수장 435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경남 합천 적중ㆍ강원 강릉 연곡ㆍ전북 무주 무풍 정수장의 여과지에서 유충이 소량 발견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자체와 대학ㆍ환경청ㆍ한국수자원공사 등의 전문가들이 함께 진행했으며 정수장 위생관리 적정 여부 등 운영관리 실태 전반을 훑었다.

3곳 모두 원료로 사용하는 물의 수질은 1급수로 매우 깨끗하지만 여과지 운영방식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여과지는 정수장 시설의 하나로, 하천이나 호수 등에서 들어온 물을 여과하기 위해 만든 못이다. 모래를 여과재로 사용하며 그 아래에 사리나 옥석 등을 깔아 1m 전후의 두께로 여과층을 형성한다.

합천과 무주는, 2~3일에 한 번씩 여과지를 뒤집어 세척하는 다른 정수장들과 달리 그 주기를 7일로 길게 잡은 게 유충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강릉은 완속 여과지를 외부에 노출한 채 운영해 유충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부는 이달 말까지 △문제가 된 여과지 운영을 중단하고 △여과지 모래 교체 △해충 잡는 기계 설치 △여과지 세척 주기 단축 등의 보완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다만 3곳 모두 유충이 여과지에서만 발견되고 정수지와 배수지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신진수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은 "유충이 여과지에서 걸러져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에는 흘러가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수돗물은 통상 취수장의 여과지 등 단계를 거치고 염소를 투입한 뒤 정수지와 배수지 등을 통해 일반 가정으로 공급된다.

한편, 지난 21일 기준 가정내 유충 발견 사례가 24건에 달했던 인천의 경우 유충이 발견된 활성탄지를 차단하고 배수지 및 관로의 단계적 퇴수조치를 이행한 결과 22일 이후 모든 관로상 관측 지점(266개)에서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관로 및 말단의 수돗물 속에 남아 있는 일부 유충이 여전히 가정에서 발견되고 있지만 건수는 25일 2건, 26일 4건 등으로 대폭 감소했다.

인천 외 지역에서도 벌레 발견 민원이 일부 지속되고 있지만 주로 실지렁이, 나방파리 등이 화장실 및 욕조 바닥에서 발견될 뿐, 수돗물 공급계통에서는 벌레가 발견되지 않았다.

정부는 전문가 정밀원인조사반의 조사 결과를 반영해 8월 말까지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또 그 사이 수돗물 위생관리를 위해 우선 조치사항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정수장 건물동에 미세방충망과 이중 출입문 등 설치 △건물내 유충 유입시 퇴치할 해충 잡는 기계 비치 △입상활성탄지에 개폐식 차단시설 설치 등 '3중 차단'으로 유충발생을 원천 봉쇄할 계획이다. 또 △여름철에는 최대 30일인 활성탄지 여과지 세척 주기를 최대한 단축하고 △관할지역 내 저수조와 물탱크 일체 청소를 실시하는 등 일상점검을 강화한다. 21일부터 운영중인 '수돗물 안전관리 상황실'을 통해 환경부와 지자체, 유역수도지원센터 간 업무협력 체계도 긴밀하게 유지할 예정이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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