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주요 20개국(G20)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주요 7개국(G7)에 합류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앞서 독일 외무장관이 러시아를 겨냥해 G7 확대 의향이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한 반응이다. 러시아를 비롯해 한국과 호주, 인도 등을 G7 회의에 초청하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안이 양쪽에서 거부당한 셈이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는 G20의 실효성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면서 "G7 합류를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 경제 발전의 중심이라는 측면에서 G20과 같은 협의체 형식이 현대 경제 현실에 더 잘 맞는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강조했다. 인도와 중국, 터키 등을 거론하면서 이들의 참여 없이 세계 경제도 세계 정치도 논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과 G8으로 재합류하려는 어떤 행동도 한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러시아는 과거 G8에 속했으나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이후 주요국 논의 무대에서 제외됐다.
앞서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의 발언이 러시아를 발끈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마스 장관은 "G7ㆍG20이 각각 잘 편성된 형식으로 G11이나 G12가 필요없다"면서 결정적 반대 사유로 러시아를 언급했다. 독일이 "우크라이나 동부뿐 아니라 크림반도의 분쟁을 해결하는 데 의미 있는 진전이 없는 한 러시아는 G7에 복귀할 수 없다"고 못 박자 러시아가 "합류할 생각조차 없었다"고 맞받아친 것이다.
G7 확대 논쟁은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러시아 등을 G7 정상회의에 초청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당시 트럼프의 제안이 미중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반중 세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전략이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우리 외교부는 이번 독일 외무장관 관련 보도와 관련 "G7 정상회의 초청 문제를 언급한 것이 아니고 한국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면서 "G7 확대에 대한 독일의 일반적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이해되며 G7의 구조적 확대 문제는 기존 회원국들간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