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일본 정부가 독도를 자국의 영토로 보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메이지 시대 일본의 권위있는 지리학자로서, 통일된 일본 지명을 쓴 최초의 지리서 '일본지지요략(日本地誌要略)'을 쓴 오쓰키 슈지(大摫修二)의 분석이 뒷받침 하고 있다.
27일 동북아역사재단에 따르면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이런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 '일본 메이지 시기 오쓰키 슈지의 '일본지지요략' 편찬과 독도 인식'을 학술지 '동북아역사논총'에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오쓰키는 1874년 '일본지지략'과 1875년 '일본지지요략'을 쓴 뒤, 1886년 이를 보완한 '개정일본지지요략'을 출간했다. '일본지지략'은 일본 정부가 발행한 소학교 일본지리교과서로, 지리 교과서의 기준으로 평가 받는다.
한 교수는 오쓰키의 독도에 관한 기술에 주목했다. 오쓰키는 일본의 영토 확장을 중시한 인물로서, 영토 변동사항을 놓칠리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오쓰키는 '일본지지요략'에서 울릉도나 독도를 일본땅으로 간주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개정일본지지요략'에서는 독도를 두고 조선의 속도(屬島)로 확실히 서술했다. 때문에 오쓰키의 저서들에서는 독도가 일본 영토로 채색돼 있지 않았다.
특히 증보판인 '개정일본지지요략'은 1889년 일본 전국 사범학교의 예비교사와 중학생을 위한 교과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문부성 검정제'까지 획득했다. 정부가 오쓰키의 역사적 견해를 그대로 인정한 셈이다. 한 교수는 "개정일본지지요략은 무주지선점론과 고유영토론을 내세워 독도가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일본 정보의 논리를 객관적으로 비판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