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타자 최지만(29ㆍ탬파베이)이 오른손 타자로 등장해 빅리그 통산 첫 홈런을 쏘아 올리며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최지만은 2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토론토 와의 홈경기에 1번 1루수로 출전해 만화 같은 홈런 한 방을 쳤다. 1회 3루수 뜬공, 3회 삼진으로 돌아선 최지만은 0-4로 끌려가던 6회말 선두 타자로 나가 토론토의 두 번째 투수 좌완 앤서니 케이를 상대할 때 좌타석이 아닌 우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곤 초구 시속 145㎞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통타해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빅리그 5년차인 최지만이 오른쪽 타석에서 친 첫 안타이자 첫 홈런이다.
최지만은 케이가 마운드에 오른 3회부터 좌타석에 섰다. 공식적으로 스위치히터를 선언하지 않은 최지만의 그야말로 깜짝 변신이자 깜짝 대포였다. MLB닷컴은 전날까지 빅리그 통산 860타석을 모두 좌타자로만 나섰던 최지만이 오른손 타자로 처음으로 나서 비거리 131m짜리 홈런을 쐈다며 타구 속도는 시속 177㎞로 올해 탬파베이 타자 중 가장 강력한 타구를 날렸다고 소개했다.
최지만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여름 캠프 연습 경기에서도 오른손 타자로 나와 2루타를 친 적이 있다. 왼손 투수에게 약한 면을 극복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언론의 호기심에도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았다. 당시 최지만은 "투수의 훈련을 돕기 위해 우타자로 나섰던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도 "최지만이 정규시즌에서 우타자로 나서는 일은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실은 스위치히터 변신을 신중하고 치밀하게 준비 중이었던 것이 드러난 셈이다.
7회 2루수 땅볼로 물러난 최지만은 2-4로 끌려가던 9회 말 2사 만루에서 상대 투수가 왼손 브라이언 모란으로 바뀌자 또 한 번 오른손 타자로 타석에 섰다. 이어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볼을 골라 밀어내기 타점을 올렸다. 탬파베이는 이어진 만루에서 브랜든 로의 2루수 내야 안타로 극적인 4-4 동점을 이뤄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특별 규정으로 올해에만 연장전에서 주자를 2루에 두고 공격하는 승부치기가 도입된 가운데 토론토가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내 5-4로 다시 앞섰다. 그러나 탬파베이는 연장 10회말 토론토 일본인 투수 야마구치 슌의 제구 난조로 무사 1ㆍ2루 기회를 만든 뒤 케빈 키어마이어의 싹쓸이 2루타로 2점을 뽑아 극적인 6-5 역전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