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 탈북민은 코로나 걸렸나… 방역당국 "확진자 2명 확인 중"

입력
2020.07.26 23:10
오늘 오후 2시 중대본 브리핑에서 발표
국내 치료 후 월북해 확진됐을 가능성도
북한의 신종 코로나 검진 신뢰도 의문

중안본 "현재까지 환자가 격리 이탈한 사례 없어"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북자가 발생했다고 밝힌 가운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가 "현재까지 치료를 받던 환자가 격리를 이탈한 사례가 없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중안본은 26일 오후 10시 현재까지 경찰이 확진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한 인원은 2명이라면서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가 구체적인 사항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개성시에 악성비루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지난 19일 귀향했다"라고 보도했다. 2017년 남한으로 건너와 경기 김포시에 거주하던 김모(24)씨가 북한이 지명한 월북자로 알려진 상황이다.




중안본 "현재까지 경찰 등이 2명 확진 확인 요청"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오후 10시 기준으로 "현재 김모씨 등 2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는지 경찰이 문의해와서 중대본이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다만 북한이 밝힌 월북자가 정확히 누구인지는 외교부 등으로부터 중안본이 통보받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손 반장은 자세한 내용은 적어도 내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중대본 기자설명회에서는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대본은 확진자와 접촉자, 자가격리자 명단을 관리하고 있다.

월북자가 신종 코로나 환자일 가능성에 대해 중안본은 당장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금까지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가 격리를 이탈한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만약 월북자가 신종 코로나에 걸렸다면 국내에서 파악되지 않은 감염자가 북한에 가서 확진판정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방역당국이 지난달 증상이 있는 확진자도 의학적으로 판단했을 때 감염 전파 위험이 사라진 이후에는 격리해제할 수 있도록 지침을 바꿨기 때문에 확진판정을 받았지만 치료가 끝난 환자가 월북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문방역기관은 불법 귀향자의 상기도 분비물과 혈액에 대한 여러 차례의 해당한 검사를 진행해 악성 비루스 감염자로 의진할 수 있는 석연치 않은 결과가 나온 것과 관련해 1차적으로 그를 철저히 격리시켰다"라고 보도했다.

북한의 검사 능력 신뢰할 수 있나

북한이 신종 코로나 환자를 제대로 가려낼 검사 능력을 갖췄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은 월북자의 상기도 분비물과 혈액에 대한 여러 차례 검사를 했다고 보도했으나 확진됐다고 보도하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확진자 판정이 양성과 음성 사이를 오간 사례가 있으나 비교적 단기간에 확실한 결론이 내려졌다. 이달 2일에도 대구에서 양성판정을 받은 사례가 나왔으나 5일 재검사 결과 음성판정을 받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내놓은 '남북한 보건복지제도 및협력 방안'(2018년) '북한주민의 생활과 보건복지 실태'(2012년)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결핵 등 감염병 대응 의료 인프라(기반시설)는 매우 열악한 수준이다. X선 촬영장비를 갖춘 의료기관이 적다. 2016년 기준 남북한의 연령별 표준화 사망률을 비교하면 북한에서는 인구 10만명당 45.9명이 감염성 및 기생충성 질환으로 인해 사망했다. 남한(10명)의 4.5배 수준이다.

연령별 표준화 사망률은 여러 나라의 인구구조 차이를 보정해 산출한 사망률이다. 예컨대 고령화가 심한 나라에서는 감염병 사망자가 더 많을 수 있는데 이러한 차이를 보정해 여러 나라의 상황을 비교하기 쉽게 만드는 수치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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