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과 관련해 아프리카 출신 후보를 지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24일 보도했다. 한국에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에서 견제에 나설 방침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는 교도통신에 "정부는 WTO 사무총장 후보자들 가운데 나이지리아 또는 케냐 출신 후보자 중 한 명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기 WTO 사무총장 경쟁에는 유 본부장을 포함해 나이지리아 외무ㆍ재무장관을 지낸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이사회 의장과 케냐 문화장관을 지낸 아미나 모하메드 전 WTO 총회 의장 등 8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일본은 이 가운데 오콘조-이웰라와 모하메드가 각각 각료 경험과 풍부한 국제 실무 경험이 있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외무성의 한 간부는 유 본부장에 대해선 "공평ㆍ중립성이 담보될지에 대한 불안이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총리 관저의 한 관계자도 "일본이 유 본부장을 지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유 본부장이 차기 사무총장에 오를 경우 WTO 분쟁해결 절차를 밟고 있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불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후보자들은 이달 정견발표와 기자회견을 마쳤으며 향후 두 달 간 164개 WTO 회원국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면서 자신이 왜 WTO 사무총장이 돼야 하는지 설득해야 한다. 차기 사무총장을 정하는 방식은 비공식 투표로, 이른바 '스트로 폴' 형태로 진행된다. 가장 적합한 후보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적합하지 않은 후보부터 탈락시키는 방식이다. 이를 여러 번 반복하면서 최후의 한 명만 남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