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기업 피씨엘(PCL)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여부를 가려내는 유전자 증폭(PCR) 검사가 30분만에 가능한 휴대용 진단키트를 유럽에 출시했다. 휴대용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은 국내 기업 중 처음이다.
김소연 PCL 대표는 24일 오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휴대용 코로나19 진단키트 제품 ‘스피디 백’에 대해 지난주 유럽안전인증(CE)과 수출허가를 받았고, 운동경기 현장 등을 중심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스피디 백은 기존 실험실 대형 장비를 이용하는 유전자 증폭 방식보다 민감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들고 다닐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인 키트로, 30분 안에 검사가 가능하다. 유럽에서 먼저 판매돼온 미국 기업 세페이드의 유사 제품보다 민감도가 높고 한번에 여러 명을 진단할 수 있어 경쟁력이 높다고 피씨엘 측은 기대하고 있다.
피씨엘은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러시아 수출도 진행 중이다. 러시아에 보내는 제품은 항체 진단키트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혈액 내에 있는지를 10분 안에 검사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도 허가를 신청했고, 최근 평가에서 96%의 높은 민감도를 받아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피씨엘의 코로나19 항원 진단키트는 모로코와 아랍권 공항에서 사용되고 있다. 항원 검사는 유전자 증폭 검사보다 민감도는 떨어지지만, 작은 형광분석 기기로 10분 만에 진단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피씨엘에 따르면 항원 진단키트를 판매하는 기업은 세계적으로 10곳이 채 안 된다.
항원 검사는 항원인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껍질(외피)에 존재하는 특징적인 단백질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유전자 증폭 검사와 함께 감염 초기 환자를 가려내는 데 쓰인다. 감염 초기엔 바이러스가 호흡기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항원 검사와 유전자 증폭 검사는 코에서 검체를 채취한다. 이와 달리 항체 검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지 7~10일이 지나 몸에 항체가 생긴 사람을 찾아내는 용도다. 항체는 혈액 속에 존재하기 때문에 손 끝에서 피를 뽑아 검사한다.
김 대표는 “유전자 증폭 검사와 항체 검사 시장은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라며 “정확도와 가격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