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태릉골프장 부지에 주택을 짓는 방안은 계속 검토 중이지만 인근의 육군사관학교는 활용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서울 북부에 최대 250만㎡ 규모의 '미니 신도시'가 들어설 것이란 관측은 현실화되기 어려워졌다. 다만 태릉선수촌 부지를 활용한다면 여전히 여전히 2만 가구 이상의 대규모 주택 단지 건설은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3일 정부가 마련 중인 주택공급대책과 관련해 “육군사관학교 부지는 (활용을)검토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청년과 신혼부부, 생애최초주택구입자,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 위주로 태릉골프장 부지를 활용하자는 방안이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현재 의논이 되고 있다”면서 "관련해서 육사 부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앞선 20일 문재인 대통령은 정 총리와 주례 회동을 한 뒤 “주택 용지 확보를 위해 태릉골프장 등 다양한 국공립 시설 부지를 최대한 발굴, 확보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83만㎡ 규모의 태릉골프장 개발만으로는 주택 공급이 제한적인 만큼 인근의 육사 부지(67만㎡)까지 포함시키지 않겠냐는 전망이 거론돼 왔다. 인접한 태릉선수촌 부지(100만㎡)까지 합치면 250만㎡에 달해 미니 신도시급의 대규모 부지 확보가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정 총리가 이달 중 발표 예정인 공급대책에 육사 부지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당초 시장의 기대보다는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태릉골프장만 개발될 경우 인근의 서울 길음뉴타운(124만㎡ㆍ1만8,500가구)을 기준으로 삼으면 1만2,000여 가구 공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공급량에 초점을 둔 만큼 아파트 입지로 보편적인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중ㆍ소형 전용면적을 가정하면 2만가구에서 2만5,000가구 정도 짓는 것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변수는 태릉선수촌의 포함 여부다. 선수촌 터까지 합치면 183만㎡여서 3만~4만 가구 정도까지 주택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태릉선수촌은 진천에 새 선수촌이 들어섰기 때문에 육사보다는 부지 확보가 용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태릉골프장에 그린벨트가 포함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만큼 태릉 인근 개발 계획 자체도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많다. 육군사관학교와의 연계 개발 가능성이 제기됐을 때에도 개발 속도와 육사의 상징성 등을 고려할 때 현실성이 없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정 총리는 “태릉골프장의 경우 (협의가)되고 있으며, 수일 내 발표할 공급대책에 포함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