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화웨이 거래는 기업이 알아서 결정"

입력
2020.07.23 16:36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사태 "주시 중"


외교부는 미국이 LG유플러스 등 한국 기업에 대해 중국 화웨이 장비 거래 중단을 촉구한 것과 관련,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의 5G 이동통신망 구축 등과 연계된 화웨이 장비 사용관련 정부의 대응 방향을 묻자, "민간 부문에서 장비 도입은 정책적으로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안전한 5G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민간 분야와의 협력을 포함해서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2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로버트 스트레이어 부차관보는 전날 뉴욕포린프레스센터가 주관한 화상 브리핑에서 "우리는 LG유플러스 같은 기업들에 대해 믿을 수 없는 공급 업체에서 믿을 수 있는 업체로 옮기라고 촉구한다"며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할 것을 노골적으로 재촉했다. 그는 "우리는 이를 심각한 안보 사안으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국 외교부가 '기업의 자율적 결정'을 언급한 것은 민간(기업) 차원의 문제를 안보 차원의 문제로 확대해서는 안된다는 정부 속내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변인은 미국이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하는 등 미중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데 대한 정부 대응에 대해선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당연히 저희가 상황과 동향을 주시하면서 우리의 국익에 맞게 매 사안별로 관계부처하고 협의해서 결정해 나가고 있다"고 원론적 차원의 답변만 내놨다.

이와 관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오는 28일 외교부에서 제3차 외교전략조정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 회의에서 최근 미중갈등 양상을 평가하고, 정부의 각 분야 별 대응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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