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유충이 발견된 가정에 한해 샤워기, 정수기 등 필터 구입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유충이 나온 공동주택의 경우 저수조 청소 비용도 지원한다. 하지만, ‘유충 수돗물’ 불안으로 생수를 구입한 가정에 대한 보상은 제외돼 시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23일 인천시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유충 발생 관련 주민 안내 Q&A'에 따르면 유충이 발견된 가정에는 필터 구입비를 지원한다. 시 측은 "영수증 등 증빙자료를 보관해뒀다가 구체적인 지원 계획이 확정되면 보상을 신청하면 된다"고 밝혔다.
또 유충이 나온 공동주택은 저수조 청소비를, 노인요양ㆍ장애인복지ㆍ아동복지시설 등은 생수비를 지원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유충이 발견되지 않은 가정은 필터 구입비를 지원 받을 수 없다. 지난해 발생한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와 달리 생수 구입비도 지원하지 않는다.
시 관계자는 "유충이 발견된 가정에서 요청할 경우 관할 수도사업소를 통해 미추홀참물이나 K워터를 배급하고 있다"며 "현재 생수 구입비 지원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적수 사태 때와 비교해 보상 범위가 대폭 축소되면서 시민들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시는 피해 지역 상인의 생수 구매 비용, 피부 질환 등 진료 등을 실비로 보상했다. 당시 보상비로 331억7,500만원을지출했다.
부평구에 거주하는 김모(64)씨는 "부평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된 이후 싱크대 수도꼭지에 필터를 달고 생수로 양치를 했다"며 "유충이 안 나왔다고 해서 피해를 안 본 게 아니지 않느냐"고 반발했다.
22일 오후 6시 현재 필터 구입비 등을 지원 받을 수 있는 유충 발견 가정은 230여 곳이다. 지난 9일 서구 왕길동 가정집에서 유충이 처음으로 나온 이후 2주간 누적된 숫자다. 유충 발견 건수는 지난 14일 55건으로 최다를 기록한 뒤 감소하다가 최근에는 하루 20건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시는 정수장과 배수지 청소 후에도 유충이 발견되는 이유에 대해 "수용가로 연결된 급수관로 또는 공동주택 저수조에 남아있는 유충이 순차적으로 발견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