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3일 미국 측의 기술이전 거부로 ‘불가능’이라 여겨졌던 다기능위상배열(AESAㆍ에이사) 레이더를 자체 개발한 데 대해 “큰 자부심을 느끼며 특별한 축하를 보낸다”고 격려했다. 1,000여개의 표적을 동시에 추적ㆍ탐지해 ‘전투기의 눈’으로 불리는 에이사 레이더는 한국형전투기사업(KFX)의 핵심 장비다. 문 대통령은 '전술핵급 괴물미사일'로 불리는 ‘현무-4’의 발사 성공도 우회적으로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대구 유성의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찾아 “난이도가 매우 높은 에이사 레이더 개발을 우리 기술로 기어코 성공시켜낸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며 특별한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당초 미국으로부터 F-35A 전투기를 도입할 때 그 기술까지 이전 받을 것으로 알고 있다가 미국 정부의 특별 승인 없이 해외 이전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회상하며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우려를 많이 했는데, 국방과학연구소가 보란 듯이 에이사 레이더 등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내고 있다”고 격려했다. 이어 “덕분에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사업도 탄력을 받게 됐다”고 평가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에이사 레이더 개발이 사실상 완성 단계이고, 다음 달 출고식을 계획하고 있다”며 “2015년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이었던 문 대통령은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어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보안 사항이기 때문에 카메라 앞에서 자유롭게 말할 수는 없지만, 세계 최고 수준 탄두 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성공한 데 대해 축하 드린다”고 했다. 군사 보안이라 문 대통령이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전술핵급 괴물미사일로 불리는 ‘현무-4’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현무-4는 사거리 800㎞, 탄두 중량은 2톤으로 추정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ADD 관계자 간담회에서 “그 동안 방산 뒤에는 비리라는 말이 따라붙어 방산 발전을 많이 억눌러 왔는데, 다행히 우리 정부 출범 이후 단 한 건도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방산이나 국방 과학 분야에 대해서 국민들께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국민들에게 신뢰를 높여준다면 우리가 보다 많은 연구개발(R&D) 자금을 ADD에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