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전직 청와대 행정관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재현(49) 옵티머스 대표 등을 재판에 넘긴 검찰 수사가 향후 옵티머스의 정ㆍ관계 로비 여부를 규명하는 ‘2라운드’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오현철)는 최근 이모(36) 변호사를 소환 조사했다. 윤석호(43) 옵티머스 이사의 부인인 이 변호사는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옵티머스 계열사인 해덕파워웨이 사외이사로 일하다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옮긴 뒤 옵티머스 사태가 벌어지자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덕파워웨이는 옵티머스에서 흘러나온 펀드 자금에 의해 무자본 인수합병(M&A)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회사다.
이 변호사는 옵티머스의 페이퍼컴퍼니(서류로만 존재하는 회사)로 의심 받는 셉틸리언의 지분 50%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창현 미래통합당 의원이 공개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와 기업심사위원회의 해덕파워웨이에 대한 상장폐지 적격성 심사 자료에 따르면 셉틸리언 지분은 이 변호사와 김재현 대표의 부인 윤모씨가 50%씨 보유하고 있다. 옵티머스가 셉틸리언을 통해 화성산업을 거쳐 해덕파워웨이를 무자본 M&A했다고 의심하는 근거다. 이밖에 이 변호사는 옵티머스 주식을 10만주 보유하는 등 옵티머스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변호사를 상대로 옵티머스와 해덕파워웨이 등과 관계를 맺게 된 계기 등을 확인하고, 옵티머스의 불법 자금 운영 과정에 관여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 안팎에서 이 변호사의 역할에 주목하는 건 그가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제기된 정ㆍ관계 로비 의혹의 한 축이기 때문이다. 환매 중단 사태가 벌어지기까지 금융당국의 관리ㆍ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배경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근무했던 이 변호사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옵티머스 이혁진(53) 전 대표와 김재현 현 대표, 이 변호사의 남편 윤 이사가 모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같은 한양대 동기ㆍ동문이라는 점과 이 변호사가 청와대 근무 전 별다른 이력이 없었던 점 등이 의혹을 키웠다.
검찰은 이날 김재현 대표와 2대 주주 이동열(45)씨, 윤 이사 등을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고 속여 2,900여명으로부터 총 1조2,000억여원을 편취해 부실채권 인수, 펀드 ‘돌려막기’ 등에 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로 구속기소했다. 송모(49) 이사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대표와 윤 이사, 송 이사에겐 올해 4~6월 펀드 판매사들의 실사 과정에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건설회사로부터 해당 매출채권을 양수했다는 허위의 매출채권 양수도 계약서 약 176장을 위조해 범행에 이용한 혐의(사문서위조 및 동행사)도 적용됐다. 김 대표 등과 함께 범행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화장품업체 스킨앤스킨의 총괄 고문 유모(39)씨는 이날 오전 최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을 거쳐 구속됐다. 최 부장판사는 "혐의와 구속의 사유(증거 인멸 염려) 및 그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갖추어져 있다"고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