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후 미취업' 166만명, '첫 월급 200만원 이하'가 77%… 무너지는 청년고용

입력
2020.07.23 04:30
19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분석
1년새 12만명 늘어... 증가폭도 역대 최대

학업을 마친 뒤에도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층 숫자가 올들어 16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준비생' 규모도 마찬가지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졸업 후 미취업' 청년 166만명... '그냥 시간 보냄' 40만명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으로 최종 학교에서 졸업(중퇴 포함)한 15~29세 청년은 478만7,000명이었다. 이 가운데 미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2만명 늘어난 166만명으로 34.0%를 차지했다. 이는 절대 규모로 2004년 5월(169만1,000명) 이후 16년 만에 가장 크며, 연간 증가폭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미취업 청년 중에선 '직업 교육을 받거나 취업 시험을 준비한다'는 응답자가 63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당장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는 청년은 전년 대비 3만6,000명 증가한 23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그냥 시간을 보낸다'는 응답자도 39만7,000명에 달했는데, 전년 대비 6만4,000명 늘어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첫 일자리 3분의 1은 '계약직'

미취업자가 아니라고 해서 만족할 상황도 아니다. 졸업 후 첫 일자리가 '계속 근무가 가능한 일자리였다'는 응답은 54.7%로 전년 대비 2.0%포인트 하락했다.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는 일자리를 구한 청년은 32.1%였고, 기간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일시적인 일자리를 얻은 사람은 10.2%였다.

직장별로는 현재 취업 상태인 청년 중 9.1%(28만4,000명)가 단순노무종사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사이 1만4,000명 늘어난 규모다. 반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관리자ㆍ전문가(-3만9,000명), 사무종사자(-6만4,000명) 규모는 크게 줄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서비스ㆍ판매 종사자도 3만3,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도소매ㆍ음식숙박업(-6만9,000명)과 사업ㆍ개인ㆍ공공서비스업(-8만8,000명)에서 감소폭이 컸다.



'취업시험 준비' 청년 80만명... 역대 최대

고용 위축은 단순히 졸업한 청년층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었다. 전체 청년층 가운데 취업자나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를 제외한 비경제활동인구는 473만8,000명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취업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은 80만4,000명(17.0%)에 달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가장 큰 취업준비생 규모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동향과장은 "취업자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구직 활동이 제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험 준비 분야별로는 일반직공무원이 28.3%로 4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전년 대비 2.4%포인트 떨어졌지만 여전히 가장 인기 있는 분야였다. 뒤이어 △일반기업체(24.7%) △기능분야 자격증 및 기타(20.6%) △언론사ㆍ공영기업체(13.9%) △고시 및 전문직(8.1%)순으로 취업을 준비한다는 청년이 많았다.

한편 첫 직장 임금이 150만~200만원이었다는 응답자는 35.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또 △50만원 미만 5.6% △50만~100만원 12.2% △100만~150만원 23.7%로 첫 임금이 200만원 미만인 경우가 76.5%였다. 반대로 200만~300만원을 받았다는 청년은 20.5%, 300만원 이상은 2.9%로 조사됐다.

세종=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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