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텃밭'이었던 아세안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오르고 있다. 한류열풍이 불었던 베트남 시장의 경우 올 상반기 현대자동차가 도요타를 제치고 판매 1위에 오르며 한국 자동차에 대한 인기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아세안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한 18만4,595대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차가 아세안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던 2015년(12만1,575대) 보다 51.8% 성장한 규모다.
판매가 증가한 만큼 시장 점유율도 커졌다. 지난해 한국차의 아세안 시장 점유율은 2018년 대비 0.5% 포인트 증가한 5.2%로 집계됐다. 2015년과 비교하면 1.3% 포인트 올라 아세안 지역 내 한국차 점유율이 점차 확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아세안 시장 점유율 1위인 일본은 지난해 판매량(262만9,507대)이 4.2% 감소했고, 점유율(74.3%)도 1.7% 포인트 줄었다.
아세안 국가별 내수시장 규모는 인도네시아(103만대), 태국(101만대), 말레이시아(60만대) 등 3개국이 전체 판매의 약 76%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차는 베트남 중심으로 높이고 있다. 현대·기아차 등 한국 브랜드는 지난해 베트남에서 시장 점유율 31.2%를 차지해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올 상반기에는 현대차가 2만5,358대를 판매하며 도요타(2만5,177대)를 제치고 판매 1위에 올랐다.
최근 현대차는 판매가 커지고 있는 베트남 시장에서 교육사회공헌 활동을 시작했다. 사단법인 점프·베트남평화봉사단·베트남국립하노이대학교와 함께 베트남 현지 대학생 교육 봉사단 운영을 위한 ‘교육 사회공헌 사업 업무협약’를 체결하고 올해부터 2022년까지 베트남에서 ‘대학생 교육봉사단 H-점프스쿨 베트남’을 운영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의 아세안 역내 생산비중도 2015년보다 1.8% 증가한 3.1% 증가했다. 다만 생산공장 숫자는 7개에 불과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는 베트남 현지조립 생산물량을 확대하고,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완성차 공장도 착공해 점차 생산량을 높여갈 계획이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아세안시장은 높은 관세와 다양한 비관세장벽으로 인해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중국과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며 "관세 인하 협상, 현지 진출 업체 지원 확대, 애소 해소 등으로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