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라면 누구나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장기 임대주택 '파격 실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경기도가 하남·과천·안산 등에 조성될 수도권 3기 신도시에 '경기도형 임대주택'을 대량 보급하는 가운데 여론은 분분하게 갈렸다.
경기도형 기본주택은 무주택자라면 특별한 조건 없이 입주할 수 있으며 월 임대료는 임대주택단지 관리·운영비를 충당하는 수준으로 책정한다. 시세 95% 임대료를 내야 하는 중산층 임대와 달리, 기준 중위소득의 20%를 상한으로 검토 중이다. 임대보증금은 월 임대료의 50(1~2인)~100배(3인 이상)로 공공사업자의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책정할 방침이다.
정책은 기존 분양주택 확대만으로 근본적 주거안정 해결에 한계가 있고 소득, 나이, 자산 등 입주자격 제한으로 인해 주거안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무주택자를 지원하자는 취지다. 앞서 '재난기본소득'을 주창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보편적 공공서비스로 이번엔 주택정책을 제안하면서 여론의 호응을 얻고 있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따르면 한 누리꾼은 "공공 임대주택을 짓고 안정된 임대료를 지불하고 살면 서민은 집 걱정 안 해도 되고, 국가는 일정한 임대료로 세금을 활용할 수 있겠다"면서 "결과적으로 출산장려, 결혼장려, 청년지원, 노인복지 효과까지 누릴 수 있을 것"(alg****)이라고 반겼다. 또 다른 누리꾼은 "소득 좀 되는 사람들도 집 사고 나면 대출 때문에 소비를 못 한다"며 "제도가 실현되면 소비로 이어질 것이고 경기부양의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효과가 있을 것이란 기대도 쏟아졌다. "이 제도를 계기로 주택을 바라보는 눈이 투기보다는 주거 개념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lsj****), "아파트 가격을 잡는 적극적인 해법"(eje****) 등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내 집 마련의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임대가 아닌, 주택 구입을 지원하는 방향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요청이다. 한 누리꾼은 "분양할 수 있는 걸 임대로 돌리면 그만큼 내 집 마련 기회는 줄어든다"며 "다주택자를 더욱 조여서 무주택자가 1주택자가 될 기회를 늘리는 정책을 해야 한다"(yum****)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사람들의 꿈이 내 집 마련해 결혼해서 애 키우며 알콩달콩 사는 것인데, 장기임대는 평범한 사람들의 꿈과 괴리가 있는 것 같다"(sil****)고 꼬집었다.
연금제도에 월급의 37%를 적립하도록 해 주택자금으로 쓸 수 있게 한 싱가포르의 정책을 본떠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싱가포르처럼 국민연금과 연동해서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줘야 하는데, 왜 평생 임대로 제한하나"라며 "꿈을 제한하는 정책은 실패한다"(das****)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