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관련 정보 등을 탈취해온 중국인 해커 2명을 기소했다. 중국 국가안전부(MSS)와 연계해 각종 기업정보를 10여년간 훔쳤다는 혐의다.
21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법무부가 중국인 리샤오위와 둥자즈를 해킹 등 11개 혐의로 기소했다. 해당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MSS와 손잡고 첨단기술기업과 제약회사,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미국ㆍ중국ㆍ홍콩 등에서 활동해온 반(反) 체제인사ㆍ인권활동가 등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해킹을 벌여왔다. 혐의만 11개로, 피해 규모만 수억 달러에 달한다고 WP는 전했다.
이들은 특히 최근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검사기술 관련 연구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생명공학 기업 등의 네트워크 취약성에 대한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고 공소장은 설명했다. 그들의 해킹 대상엔 미국뿐 아니라 한국ㆍ호주ㆍ일본ㆍ영국 등도 포함됐다.
미 정부는 MSS가 이들을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이들 해커들은 홍콩 활동가의 이메일과 비밀번호를 MSS에 건네주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MSS를 미국의 중앙정보국(CIA)에 비견되는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존 디머스 미 법무부 국가안보담당 차관보는 "중국은 러시아와 이란, 북한을 따라 사이버 범죄자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부끄러운 나라에 속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기소는 미국이 대중국 압박 조치에 본격적으로 나선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앞서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은 미국 기업의 중국 편향적 경영에 경고를 날린 바 있다. 데이비드 바우디치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은 "중국 중앙정부의 정보기관이 지휘한 사이버범죄는 미국뿐 아니라 공정한 경쟁과 국제 규범, 법치주의를 준수하는 전 세계를 위협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