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 모델'… 또 하나의 퍼즐 완성

입력
2020.07.21 16:44
삼성重 이어 대우조선해양도 참여
대우조선해양 "고용유지 참여할 터"
내년 물량 지역에 최우선 배정키로
市 "협의체 구성, 모델 완성에 박차"


경남 거제시는 올해 하반기 조선업 실직 가능성에 대비해 역점시책으로 추진 중인 '거제형 고용유지 모델'에 삼성중공업에 이어 대우조선해양도 참여키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시는 하루 전인 20일 변광용 거제시장과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가 만난 자리에서 이성근 대표가 거제형 고용유지 모델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서 변 시장은 "조선업 실직이 지역 최대 현안"이라며 "외부로 유출되는 물량을 거제로 돌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이 대표이사에게 요청했고, 이성근 대표는 "내년 물량 중 거제에서 제작 불가능한 것을 제외하고 지역에 우선 배정하겠다"며 "고용유지 모델에 참여해 역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고 시는 밝혔다.

앞서 변 시장은 지난주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를 만나 조선업 고용유지 모델 참여를 끌어냈다.

거제는 세계 2ㆍ3위 조선소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있는 도시로, 조선산업이 전체 고용인원(고용보험 기준)의 60% 이상, 수출액의 90% 이상, 지역내총생산(GRDP)의 70%를 차지할 만큼 조선업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특히 직영 인력 외에도 협력업체 직원 수 만여명이 2개 조선소에서 근무한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2개 조선소가 수주한 해양 플랜트 일감이 줄어들면 협력업체 직원을 중심으로 8,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는 등 고용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또 숙련공의 대거 유출로 기술경쟁력 저하되고, 정작 물량이 확보됐을 때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시는 신규 일자리 창출이 우선 목표가 아닌 기존 일자리를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거제형 고용유지 모델' 구축을 추진 중이다.

시는 조선업 노사 상생협력을 기반으로 고용을 유지하면서 조선업을 혁신하는 방향으로 고용유지 모델을 구축키로 하고, 시와 정부 예산을 활용해 고용안정, 노사 동반성장 프로그램, 고숙련ㆍ재직자 중심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조선업계를 돕는다는 방침이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정부와 국회, 대우ㆍ삼성 등 양대 조선소, 협력업체, 민간 전문가 등을 만나 고용 안정화 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거제형 고용유지 모델'을 구체화 했다"며 "모든 주체들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으로 모델을 완성하는데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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