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를 향해 '도덕적으로 파탄난 전체주의 정권'이라며 맹폭했다. 부동산 정책 혼란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정규직 전환 등 여권발 논란을 조목조목 짚으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21일 '규탄 리본'을 가슴에 달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연단에 선 주 원내대표는 진보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의 "진보세력의 도덕적 파탄이 극한대결과 민주주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발언을 인용하면서 현재의 정치 상황을 견제와 균형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 전체주의로 규정했다. 아울러 집권 하반기에 들어선 2년이 남지 않은 문 대통령 임기를 거론하며 "국민통합이나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진정한 협치에 나서줄 것을 간곡히 충고한다"고 말했다.
31분 동안 이어진 연설에서 주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민주당으로부터 촉발된 논란을 조목조목 열거했다. 구체적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부정 비리 △윤미향 의원의 정의기억연대 대표 시절 위안부 할머니 후원금 관리 실태 △인국공 정규직 전환 과정의 불공정 △윤석열 검찰총장 핍박 △김경수 경남지사ㆍ은수미 성남시장ㆍ이재명 경기지사 봐주기 판결 △민주당 출신 단체장들의 성추행 등을 언급하며 "국민들은 정권의 위선에 큰 배신감을 느끼고, 들통나도 당당한 몰염치에 분노하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문 정부가 내세운 대북 정책과 경제 정책, 에너지 정책 등을 실패로 규정하면서 정책 폐기를 요구했다. 연설 내내 40차례 박수로 호응한 통합당과 달리, 민주당은 연설의 처음과 끝을 제외하고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주 원내대표는 부동산 폭등과 정책 혼란을 지적하면서 "문재인 정권의 아집이 부동산 대책의 대실패를 가져왔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서민들이 '이생집망(이번 생에 내 집 마련은 망했다)'이라고 절규하고 있다"며 "집값이 폭등하고 있는데도 무엇이 잘못됐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경제팀을 하루속히 경질하고 대통령이 직접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법원을 향해서도 "정권의 입맛에 맞는 판결을 해주고 있다"고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그는 "사법부가 권력에 장악된 것이 독재의 완성이라면 이미 우리나라는 독재 국가가 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76석 슈퍼 여당의 등장으로 '삼권분립'의 균형이 깨졌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과 동시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 등 정치권이 연루된 재판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본회의에 출석한 추미애 법무장관을 향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주 원내대표는 "추 장관이 연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찍어 누르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총장을 들이받는 '집단린치'를 가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통합당과 국민의당은 공동으로 추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식 있는 민주당 의원들도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지키는 데 함께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