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대의 감수성에 민주당이 좀 더 섬세해졌으면 좋겠다”(정해구 성공회대 교수)
“18~ 20세가 가장 중요한데 벌써 놓치고 있다”(이준한 인천대 교수)
더불어민주당이 21일 4ㆍ15 총선 압승을 복기하기 위해 마련한 총선평가 토론회에서 젊은 세대와의 호흡에 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민주당은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정규직 전환 논란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문제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젊은층의 민심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는데 이 자리에서도 비슷한 조언들이 쏟아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정해구 교수는 이날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2007년 17대 대선과 2008년 18대 총선 이후 각종 전국 선거 투표율이 오르기 시작했는데 이를 주도한 것은 2040세대”라며 “그들 다수가 민주당 계열 정당을 지지해 선거 승리를 가능케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성세대가 '우리사회는 상당히 발전했다'고 보는 것과 달리, 2040세대는 '우리에게 기회가 왔느냐' '우리 삶은 왜 이렇게 어렵냐'고 '공정'의 문제를 제기한다는 게 정 교수 진단이다. 그는 “투표에 참여한 젊은 층은 제대로 살 수 있게끔 주거, 결혼, 취업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을 원한다”며 “민주당에는 민주화운동 세대가 많은데 2040 젊은세대 감수성이 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준한 교수도 “4ㆍ15 총선 때 투표를 처음 한 18세의 지역구 투표율이 62%인데 선거 끝나고 3달만에 20대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을 할 수밖에 없다”며 “18~20세가 가장 중요한데 벌써 민주당이 놓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서는 “비단 박 전 시장 문제가 아니라 부동산, 청년실업률, 주식관련 증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당정청의 정책능력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한용 한겨레 기자는 민주당의 총선 승리에 “이번 총선 압승은 우연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싶다”며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뭘 잘했는가. 신의 한 수 같은 건 없었다. 특별한 실수 없이 관리에 성공했다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이 민주당에 기회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젋은세대의 '세대차이'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성 기자는 “3040 세대가 부동산 문제에 대해 화를 많이 낸다"며 "2030세대는 젠더 감수성이 뛰어난 계층인데 민주당 지도부가 중장년이어서 잘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