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인 제주 만장굴 주변에서 국내에 보고되지 않은 선태식물 2종이 발견됐다. 선태식물은 흔히 이끼라고 불리는 것으로, 국내에는 선류ㆍ태류ㆍ뿔이끼류 등 약 950종이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만장굴 인근 산림 도로에서 ‘털밭둥근이끼’(Riccio beyrichiana Hampe ex Lehm.)와 ‘돌밭둥근이끼’(Riccia bifurca Hoffm.)를 발견해 국제학술지에 보고했다고 20일 밝혔다.
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해 ‘제주도 천연동굴 보존관리방안 연구 및 조사’에서 용암동굴 입구 주변과 동굴 상부 지표 식생분포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이번 2종을 발견하게 됐다. 이어 해당 식물에 대한 형태 특성 분석 등을 거쳐 지난 6월 ‘아시아-태평양 생물 다양성 저널’(Journal of Asia-Pacific Biodiversity) 학회지에 보고했다.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털밭둥근이끼는 산림 도로나 농경지 주변 그늘지고 습한 흙 위에 서식하며, 아메리카, 유럽, 러시아, 일본 등 북반구에 분포하고 있다. 털밭둥근이끼는 엽상체 뒷면에 투명한 인편(작은 조각 무늬 모양) 2개가 엽상체 위쪽 끝 가장자리까지 올라온다. 엽상체는 잎ㆍ줄기ㆍ뿌리 구별 없이 전체가 잎 모양으로 평평한 것을 말한다.
돌밭둥근이끼는 털밭둥근이끼와 같이 산림 도로나 농경지 주변의 그늘지고 습한 흙 지대에 서식한다. 엽상체는 자줏빛 연녹색으로 너비가 0.8∼1.5㎜로 좁다. 돌밭둥근이끼는 북아메리카와 유럽, 호주, 일본 등지에서 분포하지만, 국내 발견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창훈 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장은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용암동굴계는 용암동굴 형성과정에서 형성된 함몰 지형과 지하구조로 인해 독특한 식생 군집을 지니는 특징이 있다”며 “향후 지속적 연구를 통해 세계자연유산에 걸맞은 자연자원 발굴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