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에서 처음 시도된 ‘변형 스테이블포드’ 경기방식에 대해 선수들이 “생각했던 것 보다 재미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스코어 계산이 다소 헷갈린다거나, 이벤트 대회에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19일 충남 태안군 솔라고 컨트리클럽(파72ㆍ7,263야드)에서 끝난 KPGA 오픈 with 솔라고CC에선 이전까지 치러진 대회들보다 월등히 많은 이글이 쏟아져 나왔다. 변형 스테이블포드 경기 방식은 알바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하 -3점이 부여(일반 스테이블포드는 0~5점 차등 부여)돼 선수들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했다는 평가다.
KPGA에 따르면 이번 대회 4일간 나온 이글은 77개(홀인원 1개 포함)로 이전 두 대회에서 나온 이글 숫자를 합한 것보다 많았다. 2020 시즌 개막전인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에선 37개(홀인원 1개 포함), 두 번째 대회인 군산CC 오픈에선 27개의 이글이 나온 데 비해 월등히 많다.
이번 대회를 마친 선수들은 대체로 대회 방식이 신선하고 박진감 넘쳤다는 반응이다. 대회장인 솔라고CC 연습생으로 대회 첫날 유일하게 두 차례의 이글(17ㆍ19번홀)을 기록한 공태현(26)은 “코스 난이도가 평이하다고 느끼지만, 이글을 노려 성공했을 때 단숨에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점이 이번 대회의 큰 매력”이라고 전했다. 2라운드에서 컷 탈락한 전가람(25)도 “생각했던 것보다 재미있었다”며 “장타를 정확히 보내놓으면 확실히 유리해진다”고 했다. 지난 군산CC오픈 때 첫 우승을 거머쥔 김주형도 “재미있는 방식이었다”고 했다.
이번 대회 우승자 이수민은 마지막 날 기어코 버디 10개를 몰아치며 20점을 쌓으면서 전날까지 단독 선두를 달린 김민규, 이날 버디 8개(16점)와 이글 한 개(5점)를 묶어 무려 21점을 쌓은 김한별과 함께 연장을 치렀다.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 덕분에 1라운드 공동 56위의 악조건을 제대로 돌파한 셈이다.
다만 처음엔 스코어 계산이 헷갈린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 선수는 “스트로크방식에 비해 스코어 계산에 조금 더 신경이 쓰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선수는 “(정규투어 대회보다) 이벤트성 대회에 맞을 것 같다”는 의견도 냈다. KPGA 관계자는 “이번 대회 반응을 종합해 본 뒤, 가능하면 내년 대회에서도 이 방식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대회가 구자철 KPGA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기획한 대회인 만큼, 내년 이 대회에선 타이틀스폰서가 붙어 풍성한 대회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는 목소리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