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노태우 동상 철거 조례' 보류...보수단체 눈치보나

입력
2020.07.17 18:26
충북도의회, 조례안 상임위 심의 상정 보류
9월 임시회서 다시 다루기로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에 있는 전두환ㆍ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동상 철거 근거를 담은 충북도 조례 제정이 불발됐다.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는 17일 임시회 상임위에서 심사하려던 '충북도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조례안' 상정을 보류했다.

행문위는 "주변 여론을 더 수렴하고 심도 있는 심사를 위한 논의 시간을 더 갖기 위해서"라고 상정 보류 이유를 밝혔다.

후반기 원 구성으로 행문위 소속 의원들이 바뀌어 조례안 검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보수단체의 반발이 조례안 심사 연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도청 앞에서는 보수단체인 충북자유민주시민연합이 집회를 열고 "대통령 동상은 청남대 관광 활성화를 위해 세운 것으로 전직 대통령 예우와 무관하다"며 도의회를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식(청주7)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조례안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동상 건립, 기록화 제작ㆍ전시 등의 기념사업을 중단ㆍ철회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충북도는 이 조례가 제정되는대로 청남대 안의 전두환ㆍ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동상을 철거할 계획이었다.

5ㆍ18민중항쟁기념사업기념회는 "국민 휴양지에 군사 반란자의 동상을 두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두 전직 대통령의 동상과 기록화 등 기념물 일체를 철거할 것을 요구해왔다.

'남쪽의 청와대'라는 의미의 청남대는 5공화국 때인 1983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시로 건설됐다.

이후 대통령의 여름 휴가 장소로 이용되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의해 일반에 개방됐다.

관리권을 이양받은 충북도는 역대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고 대통령 테마 길을 조성하는 등 청남대 관광명소화 사업을 벌여왔다.

충북도의회는 오는 9월 임시회에서 이 조례안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한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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