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가 SK텔레콤 고객들에게 제공하던 기본 월정액 무료 혜택을 종료한다. 비용 부담이 큰 무료 회원들보다는 알짜 이용자들인 유료 회원 위주로 서비스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17일 SK텔레콤과 웨이브에 따르면, 기존에 SK텔레콤 4만2,000원 이상 요금제를 사용하던 모든 고객들에게 제공하던 웨이브 기본 월정액 무료 혜택이 내달 20일 종료된다. SK텔레콤 가입자가 계속 웨이브를 이용하고 싶다면 월 6만9,000원 이상 SK텔레콤 요금제를 사용하거나, 웨이브에 월 7,900~1만3,900원을 내고 유료회원이 되면 된다.
그 동안 SK텔레콤은 과거 자사 고객들에게 제공하던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혜택을 웨이브에서 이어 제공하고 있었다. 지난해 9월 SK텔레콤의 '옥수수'가 지상파 3사의 '푹(POOQ)'과 합쳐져 웨이브로 새롭게 출범했기 때문이다. 웨이브가 공식 상품이 아닌 월 3,000원 상당의 '특별 상품'을 만들어 따로 운영해온 이유다. 특별 상품은 실시간 라이브 방송과 방영 6주 지난 방송 VOD를 무료로 볼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해왔다.
그러나 양사 제휴가 종료됨에 따라 웨이브는 비용 부담이 컸던 무료제공 서비스를 접기로 했다. 웨이브 측은 "기본 월정액 상품은 원래 지난해 연말까지만 운영할 예정이었으나, 이용자가 많아 서비스 기간을 연장한 것"이라며 "일정 이용자가 유료 서비스로 옮겨갔고, 계속 유지하기에는 부담이 커 무료 혜택을 종료하게 됐다"고 말했다.
웨이브는 이제 넷플릭스나 왓챠플레이 등 다른 OTT처럼 월 구독 서비스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이어갈 예정이다. 올해 초 기준 웨이브 가입자 수는 800만명을 훌쩍 넘겼지만, 이 중 유료 가입자 수는 200만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서비스 출범 10개월 만에 넷플릭스 가입자(약 270만명)에 근접한 유료 가입자를 모은 만큼, 충성도 높은 서비스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것이다.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조치로 오히려 가입자 수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불만도 나온다. 웨이브에서 제공하는 콘텐츠가 경쟁 OTT들에 비해 다양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SK텔레콤 고객들에게 기본으로 제공하던 서비스마저 없다면 매력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웨이브는 자체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OTT와 경쟁하기 위해 유료 구독자를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