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폭염, 8만년에 한번 일어날 일인데..."

입력
2020.07.16 15:13
세계기후특성 "인간이 초래한 온실가스 배출 때문"


최근 기온이 38도까지 치솟은 러시아 시베리아의 기록적인 폭염은 결국 현시대 인류가 초래한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람들의 영향이 아니고서는 결코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다국적 기후분석 연구단체인 세계기후특성(WWA)에 따르면 사람들이 만든 온실가스 배출이 없었다면 광활한 시베리아 지역의 이상고온은 최소한 2도 낮았을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간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이 이 지역의 폭염 가능성을 600배 더 높였다는 게 연구진의 결론이었다.

지난달 시베리아의 기온은 38도까지 올랐고, 일부 지역은 평균 10도 이상 지표면 온도가 높아지는 바람에 영구동토층이 녹고 대형 산불까지 발생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환경변화연구소장 대행인 프리데리케 오토 박사는 이 같은 상황을 "우리가 경험한 기후변화 중 가장 강력한 충격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WWA 연구진은 인간의 온실가스 배출이 시베리아의 기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석유ㆍ석탄ㆍ가스로 뒤덮인 오늘날의 기후와 인간의 손때가 묻지 않은 시뮬레이션된 기후를 컴퓨터 모델링 기법으로 비교했다. 그 결과 시베리아에서와 같은 장기간의 무더위는 인간의 영향이 없다면 8만년에 한 번 꼴로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진은 또 2050년까지 시베리아의 온도가 1900년에 비해 2.5~7.5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메탄가스 방출에 따른 온도 변화와 궤를 같이 한다. 최근 발표된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GCP)의 연구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에서 2017년 새 메탄가스 배출량은 6억톤에 이른다. 메탄가스 방출이 계속된다면 2100년까지 세계 기온을 4.2도 올려놓는다는 것이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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