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 메카 후포항이 떴어요”...울진에서 만난 탤런트 이장우의 '요트형님'

입력
2020.07.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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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산다' 출연...고난도 세일링 기술 선보인 손병욱 울진군요트학교 팀장
방송 덕에 문의 쇄도..."'요트는 대중 스포츠"

"최근 부산의 한 요트업체 대표가 '귀족 스포츠로 알려진 요트를 대중 스포츠로 인식되도록 힘써줘 고맙다'고 인사해와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인기 TV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서 탤런트 이장우씨에게 '요트형님'으로 불렸던 경북 울진군 요트학교 손병욱(53) 강사팀장. 그는 방송에 출연해 고난도 세일링(운항) 기술을 선보인 후 부쩍 높아진 요트학교 인기에 들떠 있었다.

손 팀장은 "단돈 3만원에 요트를 탈 수 있다는 내용이 방송을 타면서 체험 문의 전화가 많다"며 "그동안 돈이 많이 드는 고급 스포츠로 잘못 알려져 속상했다"고 털어놨다.


손 팀장이 일하는 울진군 요트학교는 울진군 후포면 후포항에 자리잡고 있다. 요트 마니아들에게 후포항은 북쪽으로 러시아와 강원도, 동쪽으로 울릉도와 독도, 남쪽으로 경북 포항과 부산을 끼고 있는 중간기착지다. 해마다 9월에는 요트를 타고 후포항을 출발해 동해를 가로질러 독도를 돌아오는 직선거리 460㎞ 코스의 국제요트대회가 열리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울진군은 후포항의 이 같은 입지적 특성을 살려 요트 계류장에 클럽하우스와 호텔, 요트 수리시설을 갖춘 마리나항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말 축구장 11개와 맞먹는 면적 7만9,248㎡의 바다를 메운 뒤 방파제와 선박 계류시설을 지어 1단계로 면적 17만㎡의 기반시설을 완공했다. 울진군 요트학교는 울진군이 설립하고 울진군체육회가 운영하는 교육시설이다.


그는 "후포 중ㆍ고등학교 요트팀이 1987년 창단해 3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할 정도로 후포는 요트의 고장"이라며 "방송 덕분에 요트에 큰 관심이 쏠리면서 후포항도 덩달아 떴다"고 했다.

손병욱 팀장은 세계를 누비며 요트뿐만 아니라 제트스키, 윈드서핑 등 바다에서 즐길 수 있는 레포츠를 거의 다 섭렵한 해양스포츠 전문가다. 호주에서 스킨스쿠버 강사로, 필리핀에선 리조트를 운영하며 해양스포츠 지도자 생활을 병행했다. 탤런트 이장우씨와 친분도 다이빙 기술을 전수하면서 쌓았다. 30년 가까이 해외를 오가며 해양스포츠 전문가로 활동한 그는 2018년 말 울진군 요트학교에 이력서를 넣었고, 지난해 1월부터 요트학교 강사진을 이끄는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고향인 후포에 국가 마리나항이 건설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족과 함께 돌아왔다"며 "여생을 후포항에서 보내며 요트 산업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손 팀장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요트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애쓰고 있다. 요트 승선 체험 외에도 배를 타기 전 무선 조종으로 요트 기술을 익히는 RC요트 강좌와 요트 캠프를 계획해 추진하고 있다.

손병욱 팀장은 "울진 요트학교는 울진군의 지원 덕분에 체험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면허 비용도 1인당 50만원으로 국내서 가장 저렴하다"며 "마침 새 요트가 3척이나 들어온데다 이장우씨도 조만간 면허를 따기 위해 이곳에서 교육받을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지친 도시민들이 요트의 메카 후포 앞바다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스트레스를 날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울진=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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