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 강제입원' 사건으로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정치적 운명이 16일 오후 2시 대법원 선고로 결정된다. 이날 대법원 선고로 이 지사의 지사직 유지 여부가 판가름나는 만큼, 내년 4월 재보궐 선거 규모도 달라지게 된다. 만약 이 지사가 지사직을 잃게 되면 4ㆍ7 재보궐 선거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에 이어 경기지사까지 뽑는 '미니 대선급'으로 판이 커진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핵심은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다. 이 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은 물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지사는 2012년 4월부터 8월까지 경기 분당구 보건소장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친형 강제입원 지시에 대해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며 상세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선거 당시 이 지사의 태도가 선거에 영향을 미친 허위사실 공표로 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법원은 2심에서 이 지사가 해당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당선무효형을 선고한 원심 판결이 대법원에서도 유지될지 주목된다. 법원은 1심에선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에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달 18일 첫 심리를 진행했다. 대법원에서 원심 판결을 확정하면 이 지사는 지사직을 잃게 된다. 원심을 파기하면 지사직은 유지할 수 있다. 반면 공직선거법상 100만원 이상의 형을 받으면 당선 무효가 되고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이날 대법원 선고는 TV와 유튜브에 생중계된다. 대법원 선고가 생중계되는 건 2019년 8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 이후 처음이다. 광역단체장 관련 선고 공판은 이 지사가 최초다.
정치권은 이날 대법원 선고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지사의 지사직 유지 여부가 향후 정국을 뒤바꿀 태풍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이 지사가 지사직을 잃으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이어 당내 유력 대권주자를 잇따라 잃게 된다. 이 지사의 경우 최근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2위로 올라서며 정치적 존재감이 커진 상황이라, 민주당에는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당장 내년 4월 재보궐선거도 서울과 부산에 이어 경기까지 빅3 지방자치단체 3곳의 수장을 뽑는 미니 대선으로 규모가 커진다. 서울과 부산 지자체장 모두 민주당 소속이었다.
반면 원심 파기로 지사직을 유지하게 되면 이 지사의 여권 내 입지는 더욱 공고해진다. 최근 지지도가 상승하는 추세라 대권 가도에도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