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기행과 이해할 수 없는 망언이 이어지며 한·일 관계의 냉각 상태가 이어지던 지난 2020년 2월, 토요타 코리아는 국내 시장에 캠리의 새로운 라인업이라 할 수 있는 ‘캠리 스포츠 에디션(이하 캠리 스포츠)’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돌이켜 보면 분명 ‘비난 받기 좋은 시기’에 데뷔한 것이지만 토요타 캠리 스포츠의 국내 시장 데뷔는 ‘대한민국에 진출하고, 대한민국의 국민을 고용한’ 회사는 회사가 해야 할 노력을 이어가는 장면이었다. 신차와 함께 ‘비난’을 받아드릴 준비도 마쳤었다.
어쨌든 토요타 캠리 스포츠는 대중적이고, 또 보편적인 세단 ‘토요타 캠리’에 스포티한 감성을 더하는 존재로 스포티한 외형과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살리는 디테일 등을 품은 존재로 지금까지의 토요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제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과연 토요타 캠리 스포츠는 어떤 매력과 가치를 품고 있을까?
토요타 캠리 스포츠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캠리’를 기반으로 한 만큼 기본적인 체격에 있어서는 일반 사양의 캠리와 동일한 모습이다.
‘스포츠 에디션’의 가치를 제시하는 완전히 새로운 바디킷, 그리고 디테일을 품었으나 4,880mm의 전장과 각각 1,840mm와 1,445mm의 전폭과 전고는 기존의 캠리와 동일한 수준이다. 이와 함께 2,825mm의 휠베이스를 갖춰 ‘전형적인 중형 세단’이 갖춰야 할 체격, 존재감을 제시한다.
참고로 공차중량은 1,580kg으로 국산 중형 세단과 유사한 수준이다.
강렬함에 방점을 찍는 캠리 스포츠
국내 시장에 단 200대만 한정 판매되는 캠리 스포츠는 지금까지의 캠리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오랜 시간이 흐르며, 대중적인 존재에서 제법 날렵한 실루엣을 품은 캠리라고는 하지만, 캠리 스포츠는 기존의 캠리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제시한다.
캠리 스포츠는 캠리에게 더욱 스포티한 감성을 제시하는 바디킷을 대대적으로 더해 지금까지의 캠리와는 완전히 다른, 강렬하면서도 대담한 존재감을 제시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참고로 캠리 스포츠는 미국 시장에서 V6 엔진과 함께 맞물려 ‘XSE’ 트림으로 대중적인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토요타 캠리 스포츠는 ‘과격하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대담하고 과감한 스타일이 반영된 프론트 그릴과 바디킷을 고스란히 더해 스포티한 감성을 한껏 제시한다. 특히 색의 대비가 명확히 드러나며 시각적인 감성을 한껏 살린다.
측면에서는 깔끔한 캠리의 전형적인 모습을 제시하고, 네 바퀴에는 스포츠 모델의 감성을 제시하는 알로이 휠을 더해 시각적인 매력을 더한다. 참고로 투-톤 바디킷도 마련되어 감각적인 매력을 더한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번 시승차는 흰색, 원톤이라 그 강렬함이 조금 약하게 느껴졌다.
후면에서는 다시 한 번 대담함을 제시한다. 스포티하고, 와이드한 감성이 돋보이는 바디킷을 새롭게 적용하고, 립 타입의 리어 스포일러, 그리고 리어 디퓨저 및 스포티한 머플러 팁의 디테일 등을 더해 ‘스포츠 사양’의 감성을 한껏 살렸다.
덕분에 ‘캠리 스포츠’라는 존재는 자신의 가치,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한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공간
토요타 캠리 스포츠의 실내 공간은 강렬하고 대담하게 연출된 외형에 비해 ‘기존의 캠리’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보이지 않는다.
실제 토요타 캠리 스포츠의 실내 공간은 깔끔하면서도 독특한 비대칭의 구조를 반영한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의 구성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으며, 기존 캠리와 같은 깔끔하게 다듬어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인터페이스와 스티어링 휠, 계기판 등이 눈길을 끈다.
대신 캠리 스포츠는 ‘스포티한 감성’ 그리고 실제 주행에서의 만족감을 높이는 디테일이라 할 수 있는 ‘패들시프트’가 추가적으로 더해졌다. 패들 시프트의 크기나 재질은 그리 우수한 건 아니지만 ‘드라이빙’을 즐기기엔 충분한 수준이다.
센터페시아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위해 마련된 대형 디스플레이는 해상도는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비교적 깔끔한 그래픽과 터치 및 아날로그 버튼 타입의 인터페이스를 통해 우수한 사용성을 제공하며,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볼륨 다이얼 버튼이나 엔진 스타트 버튼 등에 담긴 ‘헤어 라인’ 등과 같은 디테일과 사용 시의 만족감 등에 있어서는 개발 및 제작 과정에서 많은 공이 담겨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캠리 스포츠의 1열 공간은 전형적인 중형 세단의 공간 가치를 제시한다.
중형 세단 시장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쳐왔던 ‘캠리’답게 깔끔한 형태와 디테일의 연출이 중심을 이룬다. 여기에 탑승자의 체형을 가리지 않는 시트가 상당히 만족스럽다. 덧붙여 레그룸의 여유도 상당히 넉넉한 편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트의 높이가 다소 높은 편이라 헤드룸에 대해 다소 제약이 있다.
휠베이스가 50mm 늘어나며 1열 공간은 물론, 2열 공간의 여유가 한층 개선된다. 충분히 만족스러운 레그룸을 기반으로 마련해 패밀리 세단의 ‘가치’를 확실히 제시한다. 여기에 쿠션감을 넉넉히 마련하고, 깔끔한 형태의 시트를 마련해 2열 탑승자를 위한 여유를 마련한다. 다만 1열과 같이 2열 시트의 높이가 다소 높게 느껴진다.
공간 확보의 용이성이 높은 토요타 캠리 스포츠는 적재 공간에서도 충분한 여유를 제시한다.
실제 트렁크 게이트를 들어 올리면 쾌적한, 그리고 깔끔한 형태의 적재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일상에서의 우수한 활용성을 통해 사용자에게 높은 만족감을 제공한다. 여기에 손쉽게 2열 시트를 폴딩할 수 있어 ‘편의성’ 부분에서도 만족감도 높다.
207마력을 내는 캠리 스포츠의 심장
토요타 캠리 스포츠의 보닛 아래에는 통상적으로 토요타 차량에서 마주했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아닌 ‘가솔린 엔진’과 다단화 변속기가 조합된다.
실제 토요타 캠리 스포츠는 최적의 출력 구현 및 효율성을 보장하는 ‘D-4S’ 기술을 기반으로 최고 출력 207마력, 그리고 24.8kg.m의 토크를 내는 직렬 4기통 2.5L 가솔린 엔진이 중심을 잡고, 8단 자동 변속기가 전륜구동을 통해 출력을 전달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토요타 캠리 스포츠는 견실한 주행 성능과 함께 복합 기준 12.3km/L의 효율성을 제공한다. 참고로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10.7km/L와 14.9km/L로 동급에서도 상당한 수준에 이른다.
만족감, 그리고 아쉬움이 공존하는 토요타 캠리 스포츠
토요타 캠리 스포츠와의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기 위해 시트에 몸을 맡겼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그리고 중형 세단 특유의 공간 여유가 높은 만족감을 자아낸다. 여기에 패들 시프트가 더해진 스티어링 휠이 스포티한 주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트의 높이에 있다. TNGA 플랫폼 덕분에 최신의 토요타 및 토요타 캠리 스포츠의 무게 중심은 상당히 낮은 편이지만, 시트의 높이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 ‘드라이빙 포지션’이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토요타 캠리 스포츠의 2.5L 가솔린 엔진이 자아내는 207마력, 24.8kg.m의 토크는 부드럽고, 생기 넘치는 주행을 제시한다.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에 따라 매끄럽고, 또 경쾌하게 반응하는 엔진은 오랜만에 마주하는 ‘순수한 주행’의 즐거움을 떠올리게 한다.
2.0L 가솔린 엔진이 낼 수 없는 ‘성능의 우위’를 품고 있는 만큼 주행 전반에서 성능의 아쉬움이 크게 느껴지는 일도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덕분에 토요타 캠리 스포츠는 평탄한 도로는 물론이고 고갯길 들에서도 경쾌한 주행을 꾸준히 이어갔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선 RPM를 높이더라도 감성적인 즐거움을 제시하는 사운드의 매력이 다소 빈약하고 절대적인 기준에서 준수한 성능이지만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의 주류가 된 다운사이징 터보 차량들과 비교할 때의 ‘우위’를 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캠리 스포츠와 주행을 하며 미국과 같은 V6 엔진, 혹은 렉서스 IS에 적용된 2.0L 터보 엔진이 더해졌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8단 자동 변속기는 제 몫을 다한다. 기본적인 변속 속도나 변속 상황에서의 충격 대응 등 전반적인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우수한 신뢰도를 보장한다. 덕분에 주행을 하는 내내 변속기에 대해 따로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없고, 또 패들 시프트를 통해 상황에 따라 운전자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만족감이 높았다.
캠리 스포츠라는 타이틀을 품고 있지만 차량의 움직임은 외형에 비해 강렬한 편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TNGA 플랫폼을 적용하며 얻은 비교적 낮은 무게 중심, 이전보다 한층 탄탄하고 직관적인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더한 ‘캠리’의 특성이나 주행 질감을 고스란히 이어간다.
덕분에 스티어링 휠 조향에 대해 가볍게 반응하는, 그리고 경쾌한 전륜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후륜의 움직임들이 더해지며 ‘즐거운 주행’, 혹은 ‘부담 없는 주행’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다. 물론 여느 스포츠 모델들이 제시한 단단하고, 대담한 스타일의 드라이빙을 100% 구현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TNGA가 제시하는 기본기는 분명 확실히 전해진다.
덕분에 ‘무리하지 않는 선’ 혹은 ‘일상의 주행보다 조금 더 높은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리기엔 그 어떤 존재보다 부담 없고, 또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시승을 하며 소소한 고갯길을 달려 보았는데, 차량의 움직임이나 드라이빙에 있어 ‘즐겁다’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충분히 채우는 모습이었다.
물론 보다 명확한 ‘스포츠 드라이빙의 영역’까지 접근하기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그럴까? 이번의 시승을 마치 캠리 스포츠를 정의하는 시간 같았다. 캠리 스포츠는 조금 더 대중적인 존재로 여겨야 하며, 일종의 ‘스포티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스포츠 세단에 대한 ‘입문 과정’처럼 느껴졌다.
좋은점: 대담하고 강렬한 스타일, 그리고 TNGA의 우수한 기본기
아쉬운점: 스포츠 바디킷 만으로 구현된 ‘감성’의 빈약함
일상에 약간의 즐거움을 더하다
토요타 캠리 스포츠는 말 그대로 일상적인 세단에 약간의 재미, 혹은 역동성의 ‘이미지’를 부여한 차량이다. 그렇기 때문에 캠리 스포츠의 가격이 일반적인 캠리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만약 대대적인 하드웨어의 차이가 있었다면 해당 가격으로 제시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토요타 캠리 스포츠는 말 그대로 ‘평범한 세단’을 조금 더 매력적으로 다듬은 ‘팩토리 튜닝’ 모델과 같이 느껴진다. 그렇게 본다면 토요타 캠리 스포츠의 가격은 ‘합리적인 튜닝 패키지’이며, 또 그로 인해 소소한 즐거움을 충분히 구현하고 있다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