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태양'이냐 '블랙홀'이냐... 이재명 목숨 대법원에 달렸다

입력
2020.07.15 18:02
이재명 지사 16일 선고 결과 따라 대선구도 격변


“여권 대선 판에 두 개의 해가 뜨느냐, ‘박원순 블랙홀'에 이어 혼란이 추가되느냐..."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사직 유지 여부를 결정하는 대법원 판결을 하루 앞둔 15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 지사가 무죄 판결을 받으면 차기 대선주자인 이낙연 의원의 강력한 경쟁자로서 '두 번째 태양'으로 올라설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반대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이 지사의 정치 생명이 위태로워지고, 여권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이어 대선주자 한명을 더 잃게 된다.

이 지사가 무죄 판결로 자유로워지면 여권의 대선구도가 출렁일 것이다. 현재 1위 주자인 이낙연 의원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아웃복서’ 스타일이라면, 이 지사는 저돌적으로 파고드는 ‘인파이터’ 스타일이다. 상반된 두 사람의 경쟁 자체가 흥행 요소다.

이 지사는 코로나 정국을 거치며 지지율을 차곡차곡 쌓았다. 한국갤럽이 지난 10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그는 13%의 지지율을 기록해 이 의원(24%)에 이어 안정적 2위를 유지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 지사가 무죄를 받으면 비문(비문재인) 세력이 그를 중심으로 뭉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했다.

유죄 판결이 나오면 민주당의 표정이 복잡해질 것이다. 민주당은 안희정 전 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원순 전 시장에 이어 네 번째 광역단체장 낙마라는 '기록'을 쓰게 된다. 이 지사는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당분간 정치적 재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이 지사는 경기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보건소장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TV토론회에서 “그런 일 없다”고 말했고, 검찰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에선 당선 무효형인 벌금 300만 원을 받았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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