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빈소 앞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질문을 한 기자에게 버럭 화를 냈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결국 직접 사과했다. 이 대표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박 전 서울시장 및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문제'와 관련해 “국민들께 큰 실망을 드리고 행정 공백이 발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 피해 호소인이 겪는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이런 상황에 대해 민주당 대표로 다시 한 번 통절한 사과를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절한'이라는 수식과 달리 이 대표의 사과는 평온했다. 통상 '사과 이벤트'에서 흔한 배꼽 인사도 없이 준비된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그의 발언은 이후 공수처법 법정 기일과 문 대통령의 뉴딜보고대회에 대한 발언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5일 전 "예의가 아니다"라며 미간을 찌뿌린 채 한참 동안 기자를 노려보던 생생한 표정과도 비교되는 차분한 분위기였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13일 강훈식 당 대변인을 통해 “피해 호소 여성의 아픔에 위로를 표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대변인이 대신 전한 사과 메시지를 두고 '대리 사과' '대독 사과'라는 비판이 일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등으로 여론이 악화돠자 이날 직접 사과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