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럭' 이해찬... 화낼 땐 뜨겁게 사과는 차갑게

입력
2020.07.15 21:00




지난 10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빈소 앞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질문을 한 기자에게 버럭 화를 냈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결국 직접 사과했다. 이 대표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박 전 서울시장 및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문제'와 관련해 “국민들께 큰 실망을 드리고 행정 공백이 발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 피해 호소인이 겪는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이런 상황에 대해 민주당 대표로 다시 한 번 통절한 사과를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절한'이라는 수식과 달리 이 대표의 사과는 평온했다. 통상 '사과 이벤트'에서 흔한 배꼽 인사도 없이 준비된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그의 발언은 이후 공수처법 법정 기일과 문 대통령의 뉴딜보고대회에 대한 발언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5일 전 "예의가 아니다"라며 미간을 찌뿌린 채 한참 동안 기자를 노려보던 생생한 표정과도 비교되는 차분한 분위기였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13일 강훈식 당 대변인을 통해 “피해 호소 여성의 아픔에 위로를 표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대변인이 대신 전한 사과 메시지를 두고 '대리 사과' '대독 사과'라는 비판이 일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등으로 여론이 악화돠자 이날 직접 사과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오대근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