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후손단체가 트럼프 대통령에 편지 보낸 까닭

입력
2020.07.15 01:00
광복회 "백선엽 칭송한 주한미군사령관 소환" 서한 美에 발송


독립운동가 후손 단체인 광복회가 최근 별세한 백선엽 장군을 '영웅'으로 칭송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을 소환하라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냈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14일 트럼프 대통령 측에 위와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더불어민주당 계열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독립운동가인 조선의열단 활동을 한 김근수 선생과 여성 광복군 전월선 여사의 장남이다.

김 회장은 서한에서 "최근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한국 국내의 민감한 정치사회적 논쟁에 개입해 내정 간섭적 행태를 보임으로써 한국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며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한미우호에 '치명적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백 장군 별세 다음날인 11일 성명을 내고 "진심으로 그리워질 영웅이자 국가의 보물"이라고 했는데, 이에 대한 비판이다.

김 회장은 "백 장군은 일제시대 당시 전범국가 일본에 빌붙어 수많은 독립군과 조선민중을 학살했고, 제2차 세계대전 후 한국전쟁을 전후하여 수많은 민간인을 학살했다"며 "한국에서는 현재 동양판 나치전범 문제인 친일잔재청산의 이슈가 정치사회적 논쟁으로 부각되고 있는데, 외국군 사령관이 국내 정치적 논쟁에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한 행태"라고 주장했다.

백 장군은 '친일 반민족 행위자'와 '6·25 전쟁 영웅'이라는 극단적인 양면의 평가를 받는다. 6ㆍ25 당시 최후의 방어선이었던 낙동강 전선의 '다부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지만, 일제 치하에서 무장독립운동가 토벌을 담당했던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한 경험도 있기 때문이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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