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자 10대 청소년, 신고한 뒤 병원서 사망...경찰 수사 착수

입력
2020.07.14 18:50
분리조치 등 미흡한 학교조치가 '화'  키웠다.




또래 친구들에게 집단 성추행을 당한 남자 중학생이 신고를 한 뒤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숨져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4일 전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7일부터 19일까지 전남의 모 지역 중학교에 재학중인 A군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친구 3명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학교에 신고한 후 병원 심리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A군은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는 한 친구로부터 성행위 방법을 가르쳐 준다며 자신의 신체일부를 만지고 자위행위를 강요하는 등 성추행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군은 심리 치료에 이어 급성 스트레스성 췌장염으로 입원치료를 받았가 지난 3일 숨졌다.

숨진 A군 가족들은 "학교에서 가해 학생들과 분리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심한 스트레스로 숨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A군의 신고내용을 토대로 학생들을 불러 조사했다. 경찰조사에서 가해자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성적인 행동을 했지만 A군 동의하에 장난을 같이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의 사망 원인이 성폭력과 연관성이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학교와 또래친구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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