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수돗물 벌레 유충에 불안 확산…"정수기 사야되나"

입력
2020.07.14 17:31
인천시 "수돗물 마시지 말라" 권고…학교 급식 중단
온라인선 "구충제 복용해야" "왜 자꾸 인천만 이러나"

지난해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가 벌어졌던 인천 서구 일대 수돗물에서 이번에는 벌레 유충이 발견돼 14일 온라인에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시 차원에서는 해당 지역 2만8,000여세대에 '수돗물을 직접 마시지 말라'고 권고한 상태다.

인천시는 9일 서구 왕길동 한 빌라에서 '수돗물에 유충이 있다'는 민원을 최초로 접수한 후, 전날까지 서구 원당동에서 3건, 당하동에서 6건 등 총 10건의 신고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서부수도사업소에서 1차 현장조사를 벌였으며, 현재 현장점검반의 2차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시에서는 수돗물을 생활용수로는 사용하되 마시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이날부터 수돗물 유충 신고가 접수된 서구의 왕길동·당하동·원당동·검암동·마전동 등 5개 동에 있는 유치원 및 초·중·고교 39곳의 급식 중단을 결정한 상태다.

애초에 수돗물 유충은 11일쯤 지역 맘카페 등에 사진 등 제보가 올라오면서 시 발표 이전부터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인천 서구 일대의 수돗물 식수 음용과 급식 제공이 금지되는 등 일부 세대만 겪는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수기를 쓰고 물을 끓여야 할 것 같다"(tf****), "급히 샤워기 필터를 확인했다"(알****), "마시는 건 둘째치고 씻기도 겁이 난다"(달****), "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각 세대가 더 조심해야겠다"(별****), "인천으로 이사할 준비 중인데 고민된다"(송****), "구충제 복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유****) 등의 반응이 나타났다.

아울러 관계 당국의 관리 소홀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들은 "수돗물을 어떻게 관리하기에 벌레 유충이 생기나"(서****), "인천 서구만 그런 것 맞냐"(그****), "계속 인천만 문제가 되는데는 이유가 있을 것 같다"(주****), "매년 이런 사건 사고가 터지니 마음 놓고 물을 사용할 수가 없다"(93****) 등의 의견을 남겼다.

인천 상수도사업본부와 서부수도사업소 측은 이날 수돗물 유충과 관련해 "육안으로 봤을 때 붉은 깔따구 유충으로 보이나 정확한 것은 조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붉은 깔따구 유충은 4급수 수준의 오염된 물에서도 살 수 있는 수질오염 지표 중 하나로, 알레르기성 천식·아토피·비염 등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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