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아들 '軍 면제' 공방 가열… "척추염인데 레이싱?" "누구나 타는 카트"

입력
2020.07.1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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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중증 질환으로 면제 받고 활동 활발"  
이인영 측 "일상생활 가능한 병, 정당한 판정"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도 ‘자녀 관련 의혹’이 인사청문회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야당은 이 후보자의 아들(26)이 병역을 면제 받고 해외 유학을 다녀온 과정에서 특혜가 의심된다며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반면 이 후보자 측은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과 거리가 있다’며 반박에 나섰다.


“면제 직후 카트레이싱?” vs “일상생활 가능한 병”

발단은 병역이다. 이 후보자 아들은 2014년 만성 염증 질환의 일종인 ‘강직성 척추염’으로 5급 전시근로역(면제) 판정을 받았다. 이후 군대에 가겠다며 2016년 ‘병역처분변경’을 요청했지만, 다시 같은 5급 판정을 받아 최종 면제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기현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 후보자 아들의 병역 면제 과정이 적절했는지 의심하고 있다. 이 후보자 아들이 병역 면제 판정을 받고 넉 달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카트레이싱을 하고 맥주 상자를 드는 영상을 올렸는데 정상 활동에 지장이 없어 보인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13일 언론 인터뷰에서 “중증질환이라고 하는 분이 활발하게 활동한 것을 보고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병역 면제 타당성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자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통일부 당국자는 14일 “레이싱 경기에 출전한 것이 아니라 일반인 누구나 타는 카트”라며 “아들이 지인의 행사 홍보 영상에 출연했고, 연출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병역 면제 절차에도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강직성 척추염은 관리를 통해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군 복무에는 적합하지 않아 병무 당국이 5급 판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스위스 호화 유학” vs “1년 과정 교환학생”

이 후보자 아들의 스위스 유학 비용과 선발 과정을 둘러싼 의혹도 제기된다. 이 후보자의 아들은 2013년 파주의 한 디자인 관련 교육기관에 입학했고, 이후 스위스 바젤디자인학교에서 학사 학위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왔다.

일각에선 스위스 일부 대학의 등록금만 연간 2만5,000달러(약 3,000만원)에 달하는데, 등록금과 체류 비용을 고려하면 ‘호화 유학’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김 의원은 “(자녀 유학 기간을 포함한) 8년 동안 이 후보자 재산이 6억원 늘었는데, 유학 비용을 어디서 충당했을지 의문”이라고도 했다.

이에 이 후보자 측은 “해당 학교 학비는 한 학기에 500만~600만원이고, 1년간 일종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수료한 것”이라며 “외환입출금내역 등 관련 자료를 청문회 때 소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 측은 이 후보자의 부인이 파주 디자인학교 이사를 맡고 있어 아들의 스위스 유학생 선발 과정에 특혜를 줬을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이 후보자 측은 “바젤 디자인학교에서 직접 포트폴리오 등을 심사해 선발했다”며 “이 후보자 부인도 아들이 졸업한 후 이사를 맡아 시기가 겹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오는 23일 열린다. 이 후보자가 4선 중진이고 여당 원내대표를 역임해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으나, 야권이 현미경 검증을 예고한 만큼 각종 의혹을 둘러싼 공방은 청문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현 기자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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