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광복회장 “에이브럼스 ‘백선엽 영웅’ 치하는 내정간섭"

입력
2020.07.14 11:09
김 회장 "이완용 극찬했던 조선 총독 발언 연상"
"트럼프 대통령에게 교체 요구 서한 발송"


김원웅 광복회장이 14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친일 행적이 있는 백선엽 장군을 ‘영웅이자 보물’로 치하한 것은 엄연한 내정간섭”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교체를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일 100세를 일기로 별세한 백 장군은 다부동 전투를 승리로 이끈 ‘6ㆍ25 전쟁영웅’으로 불리지만 일제 강점기 독립군 말살에 앞장선 간도특설대 복무 이력으로 친일 행적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김 회장은 이날 한국일보 통화에서 “국내에서 정치사회적으로 논쟁이 있는 인물에 대해 외국군 사령관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영웅’ 발언은 이완용이 사망할 당시 추도사에서 ‘일류 정치인’이라고 극찬한 조선 총독 사이토 마코토의 발언이 연상된다”며 “독립군과 민간인을 학살한 그가 영웅이면 유대인을 학살한 나치 친위대장 하인리 힘러도 영웅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18대 국회에서 외교통일위원장을 역임해 미국 정부의 서한 창구를 잘 알고 있다”며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미 소환과 교체를 요구하는 서한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백 장군 친일 행적 논란이 있더라도 다부동 전투의 공로는 인정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다부동 전투는 그가 이끈 부대뿐 아니라 여러 개 사단, 미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과도하게 백선엽의 공적이 강조된 건 아닌지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백 장군이 별세한 다음날인 11일 애도 성명을 내고 "진심으로 그리워질 영웅이자 국가의 보물"이라고 밝혔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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