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성추문 악재에 김부겸 "총선 결과에 자만했다"

입력
2020.07.14 09:51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고 박원순 서울시장 악재
김부겸 "부끄럽다… 저희 실력만으로 얻은 신뢰 아냐"


김부겸 전 의원이 민주당 내 잇단 성 추문 등 악재에 대해 "부끄럽다"고 반성했다.

김 전 의원은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오거돈 전 시장 문제부터 시작해서 계속 뭔가가 일이 벌어지고 있는 이 상황을 어떻게 보냐"고 묻는 말에 "저희가 부끄럽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 4·15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것을 언급하며 "그동안 저희 실력만으로 많은 국민의 신뢰를 얻었다기보다는 오히려 상대편 실수도 있었고 또 코로나19라는 전 국민적인 위기에 모두 단합해 주는 국민들의 그런 지원, 이게 전부 다 어우러져서 저희한테 이런 결과를 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총선 결과에 대해 너무 자만하지 않았나 돌이켜보게 된다"고 말했다.

내년 4월로 예정된 재·보궐선거에서 서울과 부산 광역단체장 후보를 낼 것인가를 두고 김 전 의원은 "우리 당헌·당규만 고집하기엔 너무 큰 문제가 돼버렸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민주당은 당헌 96조 2항에서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ㆍ보궐 선거를 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만약 우리가 당헌을 지키기 어려울 경우 분명히 국민들에게  지도부가 설명, 사과도 하는 그런 일이 있어야만 변화가 가능하다"며 "그렇지 않고는 국민적인 신뢰를 받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또 당헌만큼 지역 당원들의 뜻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당헌이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선거라는 건 그 시기 민심과 직결된다"며 "이건 그 지역에서 고생해 온 당원 동지들 견해가 가장 중요할 것 같고 그분들이 이번에 '이렇게 힘을 모아 보고 싶다'고 하는 분들의 판단을 우선 존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혐의 피소 건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 이후 진상규명 필요성이 언급되는 상황에 대해 김 전 의원은 "아직 고인이 어제 우리 곁을 떠났으니까 좀 조금 사실은 이른 질문인 것 같다"면서도 "일단 주장은 나왔으니까 그 문제에 대해서 지금 조금 더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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