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을 알린 고소인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김재련(48)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각종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쪽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널리 이름이 알려진 법조인이다.
김 변호사는 13일 오후 2시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가 개최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 참석해 변호인 경과 보고를 담당했다. 김 변호사는 8일 박 시장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경찰청에 낸 전 비서 A씨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다.
김 변호사는 2011년 의대생들이 동기 여학생을 집단 성추행한 '고대 의대 성추행 사건'에서 피해자 쪽 대리인을 맡는 등, 그간 여성ㆍ아동 인권 분야에서 폭넓은 활동을 해 왔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을 지내며, 여성정책 수립에 관여하기도 했다. 검찰 상급자에게 장례식장에서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의 '미투' 사건 때 서 검사 대리인도 맡았으나, 박근혜 정부 당시 한ㆍ일 정부 간 합의로 설치된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이사로 활동한 것이 논란이 돼 사퇴했다.
김 변호사는 박 시장 사망 소식이 알려지고 하루 뒤인 11일에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머리가 너무 아프다는 그녀를 위해 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두통약 2알을 건네준 것 뿐이었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이젠 쉽게 사는게 쉽지 않을 듯하다"며 고소인 A씨를 언급하는 것처럼 보이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일부 박 시장 지지자들은 박근혜 정부에서 공직자로 활동한 김 변호사가 A씨를 변호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그의 화해치유재단 이사 활동 경력 등을 문제 삼으며 인터넷 상에 원색적인 비난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 변호사 SNS에도 "피고소인이 사망해서 돈 못 벌어서 어쩌냐" 등의 악성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