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고소인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는 누구?

입력
2020.07.13 15:13
고대 의대 사건 등 각종 성범죄 피해자 대리한 이력
박근혜 정부 공직ㆍ화해치유재단 이사 경력 논란도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을 알린 고소인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김재련(48)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각종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쪽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널리 이름이 알려진 법조인이다.

김 변호사는 13일 오후 2시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가 개최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 참석해 변호인 경과 보고를 담당했다. 김 변호사는 8일 박 시장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경찰청에 낸 전 비서 A씨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다. 

김 변호사는 2011년 의대생들이 동기 여학생을 집단 성추행한 '고대 의대 성추행 사건'에서 피해자 쪽 대리인을 맡는 등, 그간 여성ㆍ아동 인권 분야에서 폭넓은 활동을 해 왔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을 지내며, 여성정책 수립에 관여하기도 했다. 검찰 상급자에게 장례식장에서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의 '미투' 사건 때 서 검사 대리인도 맡았으나, 박근혜 정부 당시 한ㆍ일 정부 간 합의로 설치된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이사로 활동한 것이 논란이 돼 사퇴했다.

김 변호사는 박 시장 사망 소식이 알려지고 하루 뒤인 11일에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머리가 너무 아프다는 그녀를 위해 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두통약 2알을 건네준 것 뿐이었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이젠 쉽게 사는게 쉽지 않을 듯하다"며 고소인 A씨를 언급하는 것처럼 보이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일부 박 시장 지지자들은 박근혜 정부에서 공직자로 활동한 김 변호사가 A씨를 변호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그의 화해치유재단 이사 활동 경력 등을 문제 삼으며 인터넷 상에 원색적인 비난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 변호사 SNS에도 "피고소인이 사망해서 돈 못 벌어서 어쩌냐" 등의 악성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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