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원순 시장 추모하는 시민들
입력
2020.07.13 13:22
권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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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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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 지상전 앞 휴전 협상 줄다리기… 하마스는 인질 영상 또 공개 압박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상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이스라엘은 '종전'으로 해석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평온'을 논의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하마스에 전달했고, 하마스는 이스라엘 제안 검토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하마스가 인질 2명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 대한 지상전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는 등 아슬아슬한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2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텔레그램을 통해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에서 납치한 뒤 억류 중인 이스라엘인 남성 키스 시겔(64)과 옴리 미란(46)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3분가량의 영상에서 두 사람은 "우리와 다른 인질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원한다"고 호소했다. 하마스가 촬영 시점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두 사람이 "202일 동안 포로로 잡혀 있었다" "유월절 연휴(4월 22~30일)다" 등을 언급한 것을 볼 때 최근 촬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하마스의 인질 영상 공개는 지난 24일 이스라엘 남성 인질 허시 골드버그-폴린(23)의 영상 공개 후 사흘 만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인질 영상을 공개할 때마다 '교묘한 심리전'이라고 비판해 왔다. 이번에 하마스가 노리는 건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 저지'라는 게 이스라엘 판단이다. TOI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이번 주에만 3명의 인질을 담은 선전 영상을 공개한 것이 이스라엘방위군(IDF)의 라파 진입을 극도로 막고 싶어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 약 230만 명 중 최대 140만 명이 머무르고 있는 라파를 '하마스의 마지막 거점'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인질 석방과 라파 작전을 맞바꿀 기류도 이스라엘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은 27일 이스라엘 채널12방송에 "만약 인질 협상이 타결된다면 이스라엘은 라파에서의 작전을 연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가자지구에는 사망자 포함 인질 129명이 억류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질 영상은 양측 협상이 재개된 시기와 맞물려 나왔다. 때문에 하마스가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상에서 더 많은 이득을 취하고자 인질 영상을 공개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중재국인 이집트는 지난 26일 하마스에 '이스라엘의 새 제안'을 전달했고, 하마스는 이를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전한 상태다. 이스라엘의 제안 내용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복수의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인질 석방을 전제로 지속가능한 평온의 회복을 논의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하마스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지속가능한 평온'은 하마스가 줄곧 요구했지만 이스라엘이 결코 수용하지 않았던 '영구적 휴전'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이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마침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세계경제포럼(WEF) 특별회의를 계기로 29, 30일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아 이스라엘·하마스 협상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의대 정원 확대 순항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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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의대 1500명 이상 증원 전망... 국립대 '감축'·사립대 '유지' 기류
정부가 내년 의과대학 신입생을 의대 정원 증원분(2,000명)의 50~100% 한도에서 대학이 자율적으로 모집하도록 한 가운데, 증원분 감축은 국립대 위주로 이뤄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사립대는 대체로 늘어난 정원대로 신입생을 모집하려는 기류여서 내년도 의대 증원 규모는 1,500명이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의대 정원이 늘어난 비수도권·경인권 소재 32개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잠정 결론 낸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거점 국립대들은 대체로 증원분 감축 모집으로 가닥을 잡았다. 경북대는 증원 인원으로 배정받은 90명 가운데 절반인 45명만 내년 신입생으로 더 뽑기로 했다. 경상국립대는 124명 증원분의 절반인 62명, 제주대는 60명 증원분의 절반인 30명을 늘리기로 방침을 정했다. 세 학교의 증원 감축분은 총 137명이다. 이들 대학은 의정 갈등 두 달째인 이달 18일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에 한해 각 대학이 여건에 따라 모집인원을 정할 수 있게 해달라고 대정부 건의문을 낸 6개 국립대에 포함된다. 건의문에 이름을 올린 충남대 충북대 강원대는 이번 주 초 회의를 거쳐 모집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다. 현 정원(49명)보다 4배 이상 많은 증원분(151명)을 배정받은 충북대는 29일 충북도, 유관단체 등과 회의를 연다. 충북대 대학본부는 증원분을 50% 줄여 의대 신입생 125명 모집을 고려하고 있지만, 김영환 충북지사는 건국대 분교를 포함해 도내 의대의 증원 배정분 100%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국립 의대 가운데 대정부 건의에 참여하지 않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도 모집인원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의 참여 6개 국립대가 모두 '50% 증원'을 결정한다면 의대 증원 감축분은 총 299명, 9개 국립대 전부가 같은 결정을 하면 총 403명이다. 내년도 전체 의대 모집인원이 정부가 상정한 2,000명에서 300~400명 줄어드는 셈이다. 사립대는 증원분 100%를 모집요강에 반영하려는 기류가 우세하다. 계명대(증원분 44명 배정) 고신대(24명) 동아대(51명) 인제대(7명) 영남대(44명) 조선대(25명) 등 증원 규모가 작은 의대는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안에 증원분 100%를 반영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대 등 일부 사립대는 의대 건물 신축 등에 착수해 의대생을 배정받은 만큼 모집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원 50인 이하 '미니 의대'를 둔 사립대들은 교육여건 개선 효과, 대학 인지도 향상 등을 고려하면 27년 만에 잡은 증원 기회를 선뜻 놓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다만 현 정원(40명)보다 2배 많은 증원분(80명)을 배정받은 울산대 등 일부 사립대는 모집인원 조정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대 관계자는 이날 본보에 "(증원분) 감축 쪽으로 검토 중이며 29일 오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학본부 측은 최대 20명 감축 모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원 폭이 상대적으로 큰 지역 국립대들이 증원분 감축 모집에 적극 나서고, 일부 사립대가 소폭 감축을 한다면 내년에 늘어날 의대 입학생은 1,500명 선이 될 전망이다. 반면, 감축 동참 대학 수나 감축 비율이 낮다면 증원 규모가 1,800명대에 달할 수도 있다. 전형계획 변경안 제출 시한인 이달 말까지 상당수 대학이 정부 방침과 다른 대학 동향을 체크하며 막판 눈치싸움을 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서는 내년도 신입생 모집요강을 공개해야 하는 5월 말을 마지노선으로 삼고 대학들이 의대 모집인원 결정에 장고를 거듭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24 미국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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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화두… 상대가 6세짜리라" 바이든, 언론인 만찬서 또 트럼프 놀렸다
'졸린 도널드', '여섯 살짜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에서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마음껏 놀렸다. 자신을 비판한 언론과 유머로 포장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다만 이날 만찬장 밖에서 그에게 항의하는 친(親)팔레스타인 시위가 벌어졌음에도 이스라엘이나 가자지구 상황에 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A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 행사에서 언론인·유명인사·정치인 등 3,000여 명의 청중을 앞에 두고 약 10분간 연설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은 1921년부터 이어져 온 유서 깊은 행사로, 대통령이 참석해 연설하는 것이 관례다. 이 행사에 재임 기간 참석하지 않은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바이든 대통령 연설의 주 공격 대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었다. 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대선이 본격화되고 있고, 그렇다, 나이가 화두가 됐다"며 "나는 여섯 살짜리를 상대하고 있는 성인"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치한 행태를 꼬집으면서 82세(만 81세 4개월)인 자신의 '고령 리스크'를 유쾌하게 비튼 발언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너무 시끄럽게 하지는 말자. 도널드가 듣고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졸린 돈(Sleepy Don)"이라고 불렀다. 최근 뉴욕에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졸았던 것을 가리킨 농담이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는 최근 힘든 나날을 보냈다"며 "이건 '험악한(stormy)' 날씨였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형사재판을 조롱한 발언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Stormy Daniels)와 성관계를 맺고 입막음 돈(허시 머니)을 지불했다는 의혹에 관해 지난 22일부터 재판을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언론계 비판을 정면돌파하기도 했다. NYT에 따르면 그는 "여러분 중 일부는 내가 충분히 질문을 받지 않는다고 불평하더라"며 "노코멘트"라고 말했다. 또 NYT의 성명 내용을 언급하며 "만약 NYT가 나에 대해 '적극적이고 효과적'이라고 보도하게 만드는 방법이 그것이라면, 난 그렇게 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앞서 NYT는 지난 25일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동안 언론인의 질문을 적극적, 효과적으로 회피해 왔다"며 "대통령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직책으로, 언론은 대중이 그를 평가하고 책임을 묻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만찬장 인근 워싱턴 시내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로 어수선했다. 시위대는 호텔에 들어서는 언론인들을 향해 "부끄러운 줄 알라"며 "우리는 서구 언론 당신들을 보고, 당신들이 숨기는 모든 공포를 보고 있다"고 외쳤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뿐 아니라 서방 매체들도 이스라엘 편에 기울어 있다고 비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시위대를 피해 호텔 뒷문으로 들어갔다. 바깥 상황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가자지구 상황에 관해서는 발언을 피했다. AP는 "약 10분간 진행된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전쟁이나 가자지구에서 커지고 있는 인도주의적 위기가 언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3高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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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에 은행 대출 연체율 '쑥'… "코로나19 이전 회귀"
올 1분기 주요 은행 부문별 대출 연체율이 일제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경기 부진이 길어지면서 은행권 대출 자산 건전성이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되돌아갔다는 평가다. 28일 각 금융그룹이 공개한 재무정보 팩트북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분기 말 기준 단순 평균 대출 연체율은 0.32%로 집계됐다. 1년 전(0.27%)이나 직전 분기(0.29%)보다 눈에 띄게 높아져 코로나19 대유행 전인 2019년 3월 말(0.33%) 수준에 근접했다. 연체율은 모든 부문에서 상승했다. 저금리에 만기연장 등 정책 효과를 얹은 '팬데믹 특수'는 사라지고, 고물가·고금리 부담이 가계와 기업 자금난을 가중시키는 모습이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말 0.24%에서 올해 1분기 말 0.28%로 올랐고, 같은 기간 기업대출 연체율도 0.30%에서 0.35%로 높아졌다.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자금 사정이 더 악화했다. 3월 말 중소기업 연체율은 0.41%, 대기업 연체율은 0.07%로 1년 전에 비해 약 0.07%포인트, 0.04%포인트씩 올랐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의 연체율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특히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1분기 말 0.46%, 0.28%에 그쳤던 건설업 연체율이 나란히 1%대로 수직 상승했다. 앞서 한국은행도 지난달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분양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고금리 지속, 공사비 상승 등 비용 부담이 커져 건설업과 부동산업의 재무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은행들은 연체율이 전반적으로 올랐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부실채권을 장부에서 손실 처리하거나(상각), 헐값에 파는(매각) 등 건전성 개선 작업에도 적극적이다. 올해 1~3월 5대 은행이 상각 또는 매각한 부실채권 규모는 1조6,079억 원어치로 1년 전(8,536억 원)의 두 배, 2년 전(4,180억 원)의 네 배 가까이 급증했다. 그러나 공격적인 부실채권 털어내기에도 이들 은행의 올 1분기 단순 평균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28%에 달해 지난해 1분기(0.24%)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관건은 '금리 인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체율이 높아지는 대출은 신용대출이나 중소기업 대출 등 상대적으로 고금리 대출이 다수"라며 "향후 금리 인하 시기가 언제인지에 따라 연체율 상승이 이어질지, 하락세로 전환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