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조문 거부' 후 탈당 러시? 정의당 "많은 분들 아냐"

입력
2020.07.13 10:17
"당 입장은 조문과 피해 호소인 보호 동시에 하는 것"
고 백선엽  장군 대전국립현충원 안장 "옳지 않다"


정의당 일부 의원들이 고 박원순 시장을 조문하지 않겠다고 밝힌 후 탈당한 당원 규모와 관련 김종철 정의당 선임대변인은 “탈당하시는 분들이 실제로 있다”면서도 “그렇게 많은 분들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선임대변인은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당원 탈당러시 보도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선임대변인은 이어 “다른 측면에서 ‘이제 좀 고맙다’라고 표현하시는 분들도 계시다”며 “그렇게 때문에 진통 과정, 질서 있는 토론과 서로 인식을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류호정·장혜영 의원이 각각 10일과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조문 거부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 김 선임대변인은 “박원순 시장께서 돌아가시고 나서 당내에서 논의가 많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한국 사회에 중요한 족적을 남겼다는 점에서 당 차원에서는 심상정 대표가 조문해서 공식적으로 애도와 조의를 표하기로 하되 피해 호소인이 2차 가해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두 가지를 함께 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두 의원은 고민을 많이 하다 유족에게 위로를 전하고 동시에 피해 호소인과 연대하는 차원에서 조문은 가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차원에서 조문과 피해 호소인을 보호하는 두 가지 조치를 취하는 게 공식 입장이라는 것이다.

정의당의 행보가 엇갈린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선임대변인은 “당에서 메시지나, 이런 행동이 통일되는 게 좋긴 하다”면서도 “워낙 이 사안이 민감하고, 또 우리 사회에서 성과 관련된 문제는 여성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지 않나. 그런 부분에 대한 고려의 차이가 나타난 게 아닌가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쟁 영웅’이자 ‘친일 행위자’로 엇갈린 평가를 받는 고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장군)의 대전국립현충원 안장과 관련해서는 “안타깝지만 국립현충원에 들어가는 것은 국가로선 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백 장군이 한국전쟁에서 공을 세운 것은 다들 인정하는 사실”이라면서도 “만주의 간도특설대, 조선인 중심으로 구성된 독립운동 탄압 부대에서 활동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6·25 때 공으로 인해 육군 최초 참모총장이 되고 4성 장군이 돼 많은 혜택을 누리고 돌아가신 분”이라며 “독립운동가 자손들은 대대로 어려워지는데, 독립운동을 토벌한 사람은 국가에서 현충원 안장하는 식으로까지 가면 과연 독립운동 선현들을 어떻게 볼 수 있느냐”고 했다.

고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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