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고용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그동안 둔화됐던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폭이 지난달 처음으로 확대됐지만, 실업(구직)급여 수급자가 70만명을 넘어서고 한달 간 지급액이 1조1,000억원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용노동부가 13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6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1,387만1,000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만4,000명(1.3%) 늘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 폭은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됐던 지난 3월부터 1%대로 떨어지며 계속 둔화되다가 지난달 소폭 늘었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신규 채용을 미뤘던 기업들이 조금씩 고용을 시작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용시장 악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달 고용보험 신규 가입자수는 지난 2월(37만6,000명)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세대별로는 공공일자리 취업이 많은 60세 이상의 고용보험 가입자가 16만6,000명(10.5%)으로 다소 확대된 반면, 20~30대 청년층의 고용보험 가입은 여전히 감소세다. 29세 이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가입자 수가 6만1,000명 줄었고, 30대는 5만9,000명 줄었다. 특히 고용보험 자격 신규 취득자는 전년 동월 대비 29세 이하에서 11만1,000명, 30대 이하에서 10만2,000명이나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서비스업의 고용보험 가입자가 949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2만7,000명 늘어 4~5월에 비해 증가폭이 개선됐다. 보건복지, 교육서비스업 등의 증가폭이 확대된 반면, 코로나19에 큰 영향을 받는 숙박음식업의 가입자 수는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제조업에서는 지난해 9월이후 가입자 둔화세가 계속돼 전년 동월 대비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5만9,000명 줄었다. 이는 1998년 통계 생산 이후 가장 큰 감소로, 조선업 등 기타운송장비에서의 가입자 수가 1만4,000명 줄어든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지난달 실업급여 신규신청자는 10만6,000명으로 지난 3월 이래 가장 적었다. 그러나 상반기 내내 실업자가 급격히 증가한 탓에 지난달 총 수혜자는 71만1,000명으로 늘었다. 한달 실업급여 지급액도 1조1,103억원으로 늘어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권기섭 실장은 “서비스업 채용 감소가 저점을 찍고 정부 일자리 사업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고용보험 가입자 수 감소세가 다소 전환됐으나 예년 수준엔 크게 못 미친다”며 “고용난이 회복되려면 제조업 상황이 개선돼야 하는데, 이는 국내외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