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인 12일 서울 도심 광장에서 '진보와 보수' 두 진영의 추모 행렬이 각각 이어졌다. 행렬의 종착점 또한 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민분향소와 보수단체가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고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시민분향소로 나뉘었다. 고인들의 삶에 대한 평가와 인식에 진영 논리가 개입하면서 광장은 또 다시 두쪽이 난 셈이다.
서울광장에는 이날 오전부터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들과 다양한 연령층의 추모객들이 서울시청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조문을 했다. 조문객 중엔 박 시장의 영정 사진 앞에서 눈물을 보이거나 큰절로 고인을 추모하는 이들도 있었다. 분향소에 나온 서울시 직원들은 조문객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을 일일이 안내했다.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였으나 일부 조문객과 시 주관 장례에 반대하는 보수 성향 단체, 유튜버들 사이에서 산발적인 다툼이 일어나기도 했다.
고 백 장군의 시민분향소에도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국화를 든 조문객들이 한 때 광화문광장 지하까지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분향소 분위기는 서울광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다수 조문객들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을 추모했으나 일부는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거론하며 장례절차에 대해 격양된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6·25전쟁 영웅인 백 장군의 장례가 초라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며 서운함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었다.
광장에서 갈라진 조문 행렬은 온라인에서도 쪼개졌다. 고 박 시장의 서울특별시장을 반대하는 국민청원이 이날 오후 5시 30분 기준 53만7,000여 명의 동의를 얻은 가운데, 박 시장을 추모하는 온라인 분향소에는 같은 시간 91만 8,000여 명 이상이 조문을 마쳤다.
고 박 시장의 영결식은 13일 오전 8시 30분 서울시청에서 유족과 시·도지사,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고인의 유해는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한 후 고향인 경남 창녕 선영에 매장될 예정이다. 고 백 장군의 영결식은 15일 오전 7시 30분 서울아산병원에서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열리며,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