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민교의 대형 반려견에 물려 치료를 받던 80대 여성이 숨진 사건 이후에도 목줄 없는 대형견이 사람들을 위협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11일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5월 21일 오후 3시쯤 포천의 한 아파트 단지에 검은색의 대형견이 목줄이 없는 상태로 돌아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 대형견은 1시간 넘게 단지 곳곳을 활보했다. 아이들은 몸집이 큰 대형이 자신을 향해 달려들자 혼비백산하며 줄행랑을 쳤다. 한 주민은 “아이 한명이 자신을 향해 뛰어오는 개를 보고 놀라 아파트 계단으로 황급히 피했다”며 “아이가 도망치는 내내 넘어질까 봐 조마조마했다”고 전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 119대원들은 5분 만에 대형견을 포획, 인근 유기견 센터에 이송했다.
최근 부산에선 초등학교 인근에 대형견이 등장, 학생들을 위협하는 일도 벌어졌다. 3일 오전 8시30분쯤 말라뮤트종인 대형견이 목줄이 없는 상태로 학생들이 등교하던 남구 한 초등학교 뒤편에 나타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30분만에 포획됐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을 향해 달려드는 행동을 보이는 등 위험한 상황이 이어졌다.
개가 사람에게 상해를 입힌 사례도 적지 않다. 소방청에 따르면 개에 물려 병원으로 옮겨진 환자는 해마다 2,000명에 달하고 있다. 지난 5월4일 경기 광주시 자신의 텃밭에선 나물을 캐던 80대 여성 A씨가 김민교씨의 반려견 두 마리의 공격을 받았다. 이후 A씨는 입원 치료 중 지난 3일 결국 사망했다.
A씨를 공격한 김씨의 반려견은 벨지안 쉽도그라는 대형견으로 최대 20㎏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김씨 반려견은 목줄과 입마개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집 울타리를 뛰어넘어 고라니를 쫓다가 텃밭에 있던 A씨의 허벅지와 팔 등을 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견주의 책임 의식도 중요하지만, 대형견을 맞닥뜨렸을 때 뛰는 등의 행동은 삼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정주 ‘1500만 반려인 연대’ 대표는 “견주들이 자기 개들은 물지 않을 거란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은데 대형견이건 소형견이건 늘 돌발 상황에 대비, 목줄은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며 “집안에서도 반려견이 외부로 뛰쳐나갈 것에 대비해 문이나 울타리 등을 꼼꼽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인 없는 유기견을 만나을 때에는 뛰거나 소리를 지르면 오히려 공격하는 신고로 전해져 공격 받는 빌미가 될 수 있다”며 “최대한 몸을 낮추거나 자연스러운 걸음으로 그 자리를 피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