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은 다주택자 세 부담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시장의 관심인 추가 주택공급 대책에 대한 '힌트'도 함께 내비쳤다.
정부가 제시한 주택공급 '검토가능 대안'은 5가지다. △도심 고밀 개발을 위한 도시계획 규제 개선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도시 주변 유휴부지ㆍ도시 내 국가시설 부지 등 신규택지 추가 발굴 △공공 재개발ㆍ재건축 방식으로 사업시행 시, 도시규제 완화해 청년ㆍ신혼부부용 공공임대 및 분양아파트 공급 △도심 내 공실 상가ㆍ오피스 등 활용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는 '주택공급 확대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한다. 다만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도심 고밀 개발이다. 서울에 초고층아파트 건설을 검토해보겠다는 뜻이다. 현재 서울시는 아파트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서울 고밀개발은 오랜 기간 논쟁이 벌어졌으나,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쉽게 풀 수 없는 문제"라며 "규제가 당장 풀릴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재건축에 공공이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국토부는 지난 5월 장기간 정체 중인 재개발 사업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참여하는 공공 재개발 방식을 발표한 바 있다. 규제를 완화하고 분담금을 보장하는 등의 혜택 대신에 조합원 물량 외 50% 이상을 공적임대로 공급하는 방안이다. 이번에 논의되는 공공재건축 또한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그러나 조합이 공공 방식을 받아들일 지가 미지수다. 특히 서울은 고급 브랜드 아파트를 기대하는 심리가 높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지자체가 참여하는 재개발과 달리, 재건축은 주민 반발이 거셀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부진했던 소규모 사업장은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이다. 현재 3기 신도시 용적률은 160~200% 수준으로, 총 30만 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아직 첫 삽을 뜨기 전이어서, 충분히 추가 공급이 가능하단 게 정부의 판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고도제한 등 지역마다 여건이 다르지만 용적률이 더 늘어날 곳이 있으며, 모의 계산(시뮬레이션) 결과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공공택지 추가 발굴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정부는 용산 정비창 등 철도부지와 국공유지를 개발해 1만5,446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신규택지 후보지가 있다"고 밝혔다. 도심 내 공실 상가ㆍ오피스 등 활용은 기존 정부의 발표와 대동소이하다.
그럼에도 시장 수요를 만족시킬 대규모 주택 공급은 어려울 거란 전망이 적지 않다. 개발 가능한 도심 유휴부지가 많지 않고,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와 재건축ㆍ재개발 규제 완화는 검토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서울 경기 등 도심에 대단지 아파트 공급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