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북부 지역과 국경을 맞댄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이 집단 발병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괴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치사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져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주재 중국대사관은 전날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위챗 계정에 정체 불명 폐렴에 관한 주의 글을 게재했다. 대사관 측은 올해 상반기 카자흐에서 폐렴으로 1,772명이 숨지고, 특히 지난달에만 628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언급하면서 “코로나19보다 치사율이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대사관은 이어 “현지 당국이 폐렴 바이러스 연구를 지속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정체를 밝혀내지 못했다”며 감염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카자흐 보건당국도 지난달 전국적으로 1,700여 건의 폐렴이 발생했다고 확인한 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 수치라고 설명했다. 수도 누르술탄에서만 매일 300명 넘는 시민이 폐렴 진단을 받아 입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자흐는 코로나19와 괴질 폐렴이란 감염병 '이중고'가 겹치면서 다시 봉쇄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카자흐에선 7일 현재 4만9,600여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264명이 사망했다. 현재로선 코로나19보다 폐렴이 더 위협적인 상황이다. 이에 5월 11일 코로나19 관련 봉쇄령을 해제한 정부는 폐렴이 급격히 창궐하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동 제한 등을 다시 발령하고 있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 대통령은 “코로나19 2차 확산과 폐렴 급증이 겹쳐 일어나고 있다”며 “통제 조치를 풀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