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빈소 찾은 이해찬, 의혹 관련 질문에 "예의 아냐, 그걸 얘기라고 하나"

입력
2020.07.10 12:5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박원순 시장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대표는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그건 예의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날 낮 12시쯤 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박 시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30여분 후 장례식장을 나온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저하고는 40년을 함께 해온 오랜 친구다. 시민운동을 일궈내고 서울시 행정을 맡아 10년동안 잘 이끌어왔는데 황망하게 떠나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고인과 관련한 의혹에 당 차원에서 대응하려고 하나'는 질문이 나오자 "그건 예의가 아니다. 그런 걸 이자리에서 얘기라고 하나. 최소한 가릴 게 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질문한 기자를 쳐다보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친 후 자리를 떠났다. 그러면서 낮은 목소리로 "XX자식 같으니라고"라고 말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보낸 조화도 낮 12시쯤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김상희 국회부의장, 김부겸 전 의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염태영 경기 수원시장,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도 빈소를 찾았다. 박 시장과 가까운 기동민 민주당 의원 등도 오전부터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빈소를 찾은 이들은  말을 아꼈다. 이날 오전 11시 48분쯤 장례식장을 찾은 김부겸 전 의원은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유족들이 마음이 슬퍼 누구의 이야기를 들을 상황이 아니다. 내일 모레 다시 오겠다"고 했다. 박 시장의 성추행 피소에 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다"고 했다.  

전날 실종돼 이날 0시쯤 사망한 채 발견된 박 시장은 이날 오전 3시 30분쯤 서울대병원 영안실에 안치됐다. 장례는 서울특별시장으로 5일간 치러진다. 박 시장 유족과 서울시는 이날 낮 12시부터 조문을 받기 시작했다. 조문을 위해 방문하는 친지나 정치권 관계자들을 제외한 취재진 등의 입장은 제한됐다. 서울시는 시청 앞에 시민들을 위한 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홍인택 기자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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