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택시 이용해 북악산 입구 도착...타살 흔적 없이 육안 식별 가능

입력
2020.07.10 03:09
성추행 관련 고소장 접수 사실...수사중 
사자 명예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 발표

실종된 지 7시간 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은 공관에서 택시를 이용해 와룡공원 입구까지 이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북악산 안쪽으로 들어갔고, 10일 0시쯤 성곽길(숙정문과 삼청각 중간 지점) 등산로에서 조금 떨어진 인적이 드문 숲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익수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은 이날 오전 2시 와룡공원 입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설명했다.

최 과장은 “현재 현장에서 시신 등에 대한 감식을 진행 중에 있지만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다만 변사 처리 규정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사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이 와룡공원 폐쇄회로(CC)TV에 마지막으로 잡힌 것은 지난 9일 오전 10시 53분쯤이다. 9분 전인 오전 10시 44분 서울 종로구 가회동 서울시장 공관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이곳에 도착했다. 

이후 박 시장은 도보를 이용해 북악산 성곽길에 올랐다.

박 시장의 시신은 소방구조견에 의해 처음 발견됐고, 이후 소방대원과 경찰 기동대원이 신원을 확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신의 상태와 관련, 박 시장임을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할 정도였으며 가방과 본인의 명함, 휴대폰, 필기도구 등도 함께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 부검을 마치는대로 가족들과 상의해 시신 안치 장소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박 시장과 유족 등의 명예를 고려해 밝히지 않겠다고 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유서 관련 내용의 문건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

경찰은 박 시장이 공관을 나서면서부터 발견 장소까지의 동선을 파악 중이다.

최 과장은 전직 서울시장 여비서가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것과 관련 “지난 8일 고소장이 접수된 것은 사실이며, 수사가 진행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유족과 사자 명예가 있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말씀 드릴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합적으로 수사해 다음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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