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나이트'가 아이맥스 확장 비율로 개봉 못한 사연

입력
2020.07.10 08:16
스크린 하단부 손상… 코로나19 여파로 수리 지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테넷'의 개봉을 기념해 CGV에서 '다크나이트' 시리즈를 1일부터 순차적으로 재개봉했다. 그런데, 아이맥스(lMAX) 카메라로 촬영된 영화에 최적화 된 비율인 '1.43 대 1'이 아닌 일반 아이맥스 스크린 비율(1.9 대 1)로 개봉해 다크나이트 팬들 사이에서 아쉬움을 사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안타깝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와 관련이 있었다. 9일 CGV 측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CGV 용산아이파크몰점 아이맥스관에서 조정 작업 중 스크린 하단부에 스크래치가 발생했다.

아이맥스관 스크린은 국내 생산이 어려워 아이맥스사와 협의해 2~3월 중 본사 기술자가 직접 방문해 스크린을 교체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월말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1차 방문이 무산됐고, 5월 중 방문하기로 다시 협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이맥스 본사가 위치한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해 이마저도 수포로 돌아갔다.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면서 아직까지 기술자가 입국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CGV는 아이맥스사와 협의 끝에 스크린 하단부 손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1.9 대 1 비율로 개봉하기로 결정했다. 자칫 1.43 대 1 비율을 고수했다간 손상 부위가 영화 감상을 방해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크나이트 상영 비율은 개봉 전부터 마니아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았다. 원본 영상을 가장 잘 구현하는 1.43 대 1 비율로 개봉을 할지, 일반 아이맥스관처럼 1.9:1로 개봉을 할지 초미의 관심사였다. 1.43 대 1 비율의 스크린은 전국에서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이 유일하다.

1.43 대 1 비율을 기대했던 다크나이트 영화 팬들이 개봉 이후 CGV 고객센터에 끈질기게 문의한 결과 CGV 측은 이날 스크린 손상 수리 문제로 1.9 대 1 비율로 개봉하게 됐다고 뒤늦게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영화 관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달 12일 개봉 예정인 테넷의 화면 비율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CGV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 통화에서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된 장면은 1.43 대 1 비율에서 가장 최적화 돼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구현이 되겠지만, 1.9 대 1 비율로 상영하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문제가 없었더라면 (다크나이트 시리즈를) 당연히 1.43 대 1 비율로 개봉을 했을 텐데,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해 저희도 아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맥스사와 협의해서 최대한 빨리 스크린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테넷도 1.43 대 1 비율로 개봉하면 좋겠지만, 아직 화면 비율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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