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 28개 해수욕장 코로나19 예방 방역에 '탈진'

입력
2020.07.09 14:51
발열검사, 계도요원 170명 확보나서... 고된 업무 중도하차, 모집도 어려워
방역예산 상승 군재정 부담


해수욕장이 28곳이나 있는 충남 태안군이 피서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감염증 예방과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8일 태안군에 따르면 지난달 6일 만리포해수욕장 개장을 시작으로 지난 4일 관내 해수욕장 28곳 모두 문을 열었다.

군은 개장과 함께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해수욕장 이욕객에게 문자발송, 욕장 내 자동음성 방송 등 예방수칙 홍보를 하고 있다. 해수욕장 주변 음식점과 편의점, 카페와숙박업소 등을 중심으로 '생활 속 거리두기'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만리포해수욕장과 몽산포해수욕장은 진입로에는 드라이브 스루 발열체크 검사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명사고 예방을 위해 전체 해수욕장에 140명의 안전관리요원을 배치하는 한편 , 감시탑, 안전부표 설치와  수사륜오토바이를 각각 7대를 추가 구입해 순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해수욕장이 워낙 많아 코로나19 방역과 예방이 쉽지 않은 형편이다.

군은 피서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만리포와 몽산포해수욕장의 드라이브 스루 발열검사소에는  발열검사요원 98명을 배치했다. 이들은  2개 조로 나누어 1시간씩 교대근무 하고 있다. 하지만 온 종일 뙤약볕에서 일을 해야 하고 코로나19 감염 우려 등의 근무여건으로 요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는 근무를 포기하기도 했다.

군은 또 28곳 해수욕장 해변에서 파라솔 2m 간격 유지와 마스크 착용 등을 계도하는 인력 68명 선발에 나섰다. 이 역시 만만치 않은 업무강도로 미달사태를 빚었다. 1차 모집에서 응시자 부족으로 모집예정 인원의 절반도 안되는 27명만 채용했다. 

이들은 현재 만리포, 몽산포, 삼봉, 학암포, 꽃지, 연포 등 15개 해수욕장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군은 전체 계도요원을 74명까지 확대하기로 결정, 부족한 인원을 채우기 위해 추가모집에 나섰다. 그러나 고령자가 많은 태안에서 인력충원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채용인원이 늘면서 재정부담도 만만치 않다.

군은 드라이브 스루 발열검사소  운영요원에게 4일부터 8월 16일까지 44일(1일 8시간) 근무조건으로 보험료 포함 1인당 34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소요인건비가 3억3,000여만원이다.

계도인력 추가 모집으로 지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계도요원 74명의 인건비를 드라이브 스루 발열검사 인력과 같은 기준으로 산정하면 2억5,000만원으로 전체(172명) 인건비는 5억8,000만원에 이른다.

재정자립도 13%의 태안군의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액수다. 

이에 따라 해수욕장의 상인들은 자비로 온도계를 구입해 활용하고 있다. 태안군도 드라이브 스루 발열체크 검사소를  전체 해수욕장으로 확대하지 못하고 잇다.

3차 추경의 국회통과로 정부의 희망일자리사업 예산 30억원(국비 90%) 확보로 한숨을 돌렸지만 26개 해수욕장에서 사전 발열검사가 이뤄지지 않아 안심할 수 없다.

군 관계자는 "체계적인 코로나19 대응 체계 운영과 민ㆍ관이 협력해 감염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관광객과 지역 주민의 예방수칙 준수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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