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쏘렌토 하이브리드 판매 재개…"싼타페 FL 맞선다"

입력
2020.07.09 10:32
판매 가격 3,534만~4,162만원…인상폭 최소화

기아자동차가 친환경차 보조금 기준 미달로 계약을 중단했던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판매를 재개한다. 보상금으로만 300억원 이상이 지급됐지만, 가격 인상을 최소화해 고객 유입을 늘려 판매 확대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기아차는 9일 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계약을 재개하고, 하이브리드 전용 디자인 차별화 모델인 '그래비티' 트림을 새롭게 출시했다고 밝혔다. 

기아차 관계자는 △경쟁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대비 높은 연비 등 우수한 상품성 △하이브리드 SUV에 대한 시장의 수요 △기 출고 고객들의 높은 만족도 △사전계약 당시 소비자 큰 호응 등을 종합 고려해 지난 2월 중단했던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계약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m 힘을 내는 1.6 스마트스트림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과 최고출력 44.2㎾(약 33마력), 최대토크 264Nm(약 26.9㎏.m)의 구동모터를 조합했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230마력, 최대토크 35.7㎏.m의 힘을 발휘한다. 복합기준 공인연비는 리터 당 15.3㎞이다. 동급 친환경차 세제 혜택 기준(리터 당 15.8㎞)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동급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저공해자동차 제2종으로 배출가스 허용 기준을 충족해 수도권 공영주차장·전국 14개 공항주차장 요금 50% 감면, 혼잡통행료 면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떠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600㏄ 미만 엔진의 저배기량으로 다른 파워트레인의 경우와 비교해 자동차세가 적은 것도 장점이다.

기아차는 계약 재개와 함께 하이브리드 전용 디자인 차별화 트림 '그래비티'를 새롭게 선보였다. 쏘렌토 그래비티는 라디에이터 그릴 상단 몰딩과 루프랙, 서라운드 몰딩, 1열 도어 사이드 가니쉬 등 주요 외장 요소에 존재감이 느껴지는 블랙컬러를 적용해 강인한 인상을 강화했다. 내장에는 볼스터부 볼륨감을 강조한 그래비티 전용 가죽시트를 적용해 세련되고 안락한 느낌을 담았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트림 별로 △프레스티지 3,534만원 △노블레스 3,809만원 △시그니처 4,074만원 △그래비티 4,162만원이다. 기아차는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친환경차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 앞서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환경친화적 자동차(친환경차)’ 요건 미충족으로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돼 사전계약이 중단된 바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높은 연비, 뛰어난 실내 정숙성 등 우수한 상품성으로 기 출고 고객에게 높은 만족도를 선사하고 있다"며 "계약 재개를 통해 더 많은 고객이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기아차가 경쟁 모델인 '싼타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출시에 대응하기 위해 쏘렌토 하이브리드 판매를 재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쏘렌토는 상반기에 3만7,867대를 판매해, 싼타페(2만6,104대)보다 45.1% 가량 앞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1만1,596대를 판매하며 개별 모델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대차는 이달 초 싼타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하며 중형 SUV '왕좌'를 되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쏘렌토는 동급 국산 SUV 중 유일하게 하이브리드 모델을 보유해, 싼타페보다 트렌드 측면에서 앞서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싼타페는 충성고객이 많기 때문에 하반기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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