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中 틱톡 사용 금지 고려"... 美, 화웨이 이은 제재 본격화

입력
2020.07.08 12:30
법무부ㆍFTC  "아동 사생활 침해 조사"
IT 안보 위협... 트럼프 "中에 반격해야"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이어 미국이 중국의 정보기술(IT) 안보 위협과 관련해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정조준하기 시작했다. 미국 내 사용을 불허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자마자 사법당국을 동원해 본격적인 제재에 착수한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틱톡 사용 중단 가능성을 내비쳤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간)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당국이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아동 사생활 보호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지난해 2월 불거졌다. FTC는 당시 틱톡이 부모 동의 없이 13세 미만 이용자의 각종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며 과징금 570만달러(68억2,000만원)를 부과했고, 틱톡은 아동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있는 동영상 등 내용을 삭제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틱톡 측이 합의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게 미 당국의 판단이다. 앞서 5월 ‘디지털 민주주의를 위한 센터’, ‘광고없는 어린시절을 위한 캠페인’ 등 미 시민단체들은 틱톡이 관련 영상과 개인정보를 아직 없애지 않았다고 FTC에 고발하기도 했다.

FTC 등이 겉으론 규정 위반을 문제 삼았지만, 안보 전문가들은 전날 “틱톡을 포함한 중국산 소셜미디어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발언이 공개된 만큼 미 행정부가 사실상 틱톡을 겨냥한 압박 조치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가세했다. 그는 이날 그레이 TV와의 인터뷰 도중 폼페이오 장관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렇다. 우리가 알아보고 있는 것"이라며 "중국이 코로나바이러스로 한 일을 보라. 우리나라와 전 세계에 한 짓은 수치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틱톡을 금지하는 것이 미국에서 300만명 가까이 감염시키고 13만명 이상을 죽게 한 중국 정부에 반격하는 많은 방법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같은 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화웨이든 틱톡이든 중국 기업들이 (미국민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우리는 계속해서 강경 입장을 취할 것”이라며 고강도 대응을 공언했다.

틱톡 측은 “모든 사용자의 안전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미국에서는 13세 이하 사용자들을 위해 특별히 설정한 사생활 보호와 추가적인 안전장치를 적용해 제한된 애플리케이션(앱)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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